• 제주신보
  • 승인 2018.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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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성.명상가

예부터 조상들은 묘를 이장하거나 집을 옮길 때 지관의 도움을 받았다. 출세의 목적이 있을 수도 있고 가정의 평안과 자손 번영을 위해 적지 않은 정성을 쏟았으며 그리된다는 간절한 믿음과 희망을 찾아내기 위한 나름의 방식이다. 장례문화가 겉치레라 생각하는 현대에 와서는 숫자가 감소하고 명당이라 할 수 있는 곳이 워낙 귀해서 간단한 화장이나 수목장을 선호하는 것이 현실이다. 이사를 할 때 어떤 방향으로 정할지 고민도 하지만 이보다 우선할 것이 나만의 자리가 어디인 줄 알아야 한다. 만약 주인이 될 수 없는 장소라면 일찌감치 포기해 손해를 줄여야 한다.

정년을 앞두고 있다는 분이 아직은 가장의 책임이 남아 막연히 품고 있던 계획을 실천에 옮겨볼까 하는데 왠지 모를 불안감에 주저하고 있단다. 멀지 않은 곳이라 기꺼이 동행했는데 좁은 골목이어도 사람들의 왕래가 잦았고 운치와 정서가 있어 보여 꼼꼼히 살펴보고 내일을 약속하고 헤어졌다. 특별히 흉잡을 수도 없고 무엇을 해도 잘 될 수 있는데 왜 오랫동안 비어있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어 조용한 시간을 기다려 명상에 들어갔는데 기다렸다는 듯이 중년 여성 귀신이 이 층 문을 통해 들어와 여기는 자신이 머물러 있는 터전이며 누구도 허락받지 못하면 한 발짝도 들어올 수 없는데 이제야 편안히 받아들일 수 있는 시점이 온 거 같단다. 그리고는 나를 향해 연신 고맙다는 표현과 정중한 인사로 이곳에 머물러 있게 해달라 당부를 했다. 그리해주면 그릇 두 개를 선물로 줄 테니 각각 돈과 쌀을 넘치도록 담으란다. 다음 날 이런 사연을 숨긴 채 시작을 권유했다. 그 후 모든 일이 일사천리. 부족하다 싶어도 바로 채워지니 며칠 지나지 않아 개업할 수 있다는 기별과 고사 날을 잡아달라기에 이틀 후에 하자하고 마무리까지 곁에서 함께했다. 그리고 초심을 잃으면 안 되며 부자가 되어도 이곳을 소홀히 하면 모든 것을 잃을 수 있으니 명심하라는 말을 귀에 새겨주었다.

눈으로 안 보이고 미신이라 치부할 수 있지만, 세상을 살아가는 지혜일 수 있다. 오가는 길에 들여다보면 언제나 문전성시에 밝은 웃음으로 손님에게 살뜰함을 보내는 아름다운 미소는 입에서 소문으로 퍼져가는 중이다. 나눔의 행복을 준다는 것을 알았다며 열심히 땀 흘리는 모습은 잠시 피곤함을 잊게 한다. 장밋빛 미래를 기원해본다. 평소 주변의 인심을 얻은 보답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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