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 머물고 있는 예멘 난민신청자 486명에 대해 인도적인 차원에서 지원 대책이 마련됐다.

제주특별자치도와 제주지방경찰청(청장 이상정), 제주출입국·외국인청(청장 김도균)은 19일 도청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생활고를 겪고 있는 예멘인들에게 취업을 보장해주기로 했다.

또 생활비가 떨어져 숙식을 해결하지 못하거나 수술과 입원이 필요할 경우 긴급 구호 및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

▲취업 기회 보장=난민신청자는 6개월 이후에 취업이 가능하지만 제주에 체류하는 예멘인에 한해 조기 취업이 허용됐다.

제주출입국·외국인청은 예멘인 486명 중 402명(83%)의 취업 절차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우선 양식장과 어선, 음식점에 취업을 하고 있다.

그런데 이슬람교를 믿는 이들은 하루 5번 기도를 하고, 돼지고기 섭취를 금기시 하는 한편, 언어 소통의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적극적으로 일자리를 구하고 있다.

김도균 제주출입국 청장은 “예멘인 가운데 의사와 약사, 교사 등 엘리트들은 막노동을 해보지 않아 현장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대다수는 취업을 원할 정도로 생활형편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인도적 체류 허가=제주출입국·외국인청은 통상적으로 6개월이 걸리는 난민심사가 마무리돼 난민으로 인정받아야 합법적으로 체류할 수 있지만 준난민에 해당하는 인도적 체류허가를 얻어도 체류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인도적 체류허가를 얻게 되면 서울 등 다른 지역으로의 이동이 가능하게 된다.

법무부는 예멘인들이 무사증(무비자) 입국이 가능한 제주에 갑자기 몰려오면서 지난 4월 30일자로 서울 등으로 나갈 수 없도록 ‘출도 제한 조치’를 내렸다. 또 6월 1일부터 예멘인 입국을 불허했다.

정부는 난민신청자들의 체류에 대비해 1인당 월 45만원의 생계비를 지급하도록 8억원의 예산을 편성했다.

현재까지 도내 예멘인에게 지원된 생계비는 없지만 긴급 구호와 치료가 필요하면 심사를 거쳐 생계비를 지원해 주기로 했다.

▲제주에 장기 체류 대비는=올 들어 제주에 입국한 예멘인은 모두 549명으로 63명은 다른 지방으로 갔고, 486명은 제주에 체류 중이다.

이 중 92%(504명)는 남성이다. 7세 미만 어린이가 9명, 7~17세 청소년이 17명, 18세 이상 성인이 523명이다.

이들 대다수는 3년째 지속되고 있는 내전으로 고국으로 돌아가지 않고 난민으로 인정받기를 원하고 있다. 그런데 그동안 제주지역에서 난민 인정자는 탈북자를 도운 중국인 1명에 머물고 있다.

일부 예멘인들은 변호사의 자문을 얻어 난민 자격을 얻기 위한 행정소송을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도균 제주출입국 청장은 “난민 전문심사관 추가 배치에 이어 아랍어 특채 직원 2명을 오는 25일부터 제주에 배치하는 등 지원 대책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좌동철 기자 roots@je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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