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워야 다시 채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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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종, 서귀포지사장 겸 논설위원

“자유한국당이 하는 꼴을 보면 분통이 터져 꼴보기도 싫고, 더불어민주당을 찍으려니 영 내키지 않고, 그래서 소수 정당을 찍었어.”

평소 보수주의자임을 자처하던 50대 유권자가 6·13 지방선거에서 투표를 마치고 필자에게 전한 말이다. 그의 선택처럼 제주지역에서도 자유한국당은 도민들에게 사실상 탄핵을 당했다.

도지사 선거에서 자유한국당 김방훈 후보는 1만1241표(3.26%)로 녹색당 고은영 후보의 1만2188표(3.54%)에도 뒤져 4위에 그쳤다.

거대 제1 야당의 도지사 후보가 국회의원 한 명 없는 소수 정당의 후보보다 표를 못 얻은 건 도지사 선거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자유한국당은 도의원 선거에서도 폭망했다. 비례대표 의원을 포함해 38석 중 겨우 2석을 차지해 원내교섭단체 구성도 못하게 됐다.

▲자유한국당은 이번 6·13 지방선거에서 제주지역에서 뿐만 아니라 대구·경북을 제외한 전국에서 대참패를 당했다. 그럼에도 정신을 못 차리는 자유한국당을 보노라면 울화통이 터질 지경이다. 막말과 망언으로 정치의 품격을 떨어트렸다는 거센 비판을 받아온 홍준표 전 대표가 대표직에서 물러나면서 남긴 마지막 막말은 자유한국당의 속살을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있다.

고관대작 지내고 국회의원을 아르바이트 정도로 생각하는 사람, 추한 사생활로 더 이상 정계에 둘 수 없는 사람, 의총에 술이 취해 들어와서 술주정 부리는 사람, 국비로 세계일주가 꿈인 사람, 카멜레온처럼 하루에도 몇 번씩 변색하는 사람. 감정 조절이 안 되는 사이코패스 같은 사람, 친박 행세로 국회의원 공천 받거나 수차례 하고도 중립 행세하는 뻔뻔한 사람, 탄핵 때 줏대 없이 오락가락 하고도 얼굴·경력 하나로 소신 없이 정치생명 연명하는 사람, 이미지 좋은 초선으로 가장하지만 밤에는 친박에 붙어서 앞잡이 노릇하는 사람.

홍 전 대표가 정리하고 싶었던 이 같은 국회의원들이 우글거리는 정당이라면 해체해야 마땅하다.

▲그래도 보수 재건을 꿈꾸는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있다면 혜민 스님의 ‘따뜻한 응원-365일 마음 달력’에 실려 있는 글을 전해주고 싶다. “몸이든 마음이든 비우면 시원하고 편안해집니다. 반대로 안에 오랫동안 간직하고 있으면 몸이든 마음이든 병이 납니다. 뭐든 비워야 좋습니다.”

썩어빠진 모든 기득권을 던져 버리고 몸과 마음을 비워야 다시 채울 수 있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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