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칼 대신에 따뜻함이 가득한 곳을 그리다
총·칼 대신에 따뜻함이 가득한 곳을 그리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페이스북
  • 제주의뉴스
  • 제주여행
  • 네이버포스트
  • 카카오채널

⑧모슬포 강병대교회(下)
강병대 부설 신우고등공민학교 200여 명 졸업생 배출
교회 앞에는 다시는 이 땅에 전쟁이 없기를 기도
바람난장이 서귀포시 대정읍 소재 강병대교회에서 열렸다. 강병대교회는 등록문화재 제38호로 지정된 곳이다. 강병대교회는 또한 중학교 진학을 못한 청소년들을 위해 고등공민학교 과정을 개설하기도 했다. 김해곤 作 ‘거룩한 기도’.
바람난장이 서귀포시 대정읍 소재 강병대교회에서 열렸다. 강병대교회는 등록문화재 제38호로 지정된 곳이다. 강병대교회는 또한 중학교 진학을 못한 청소년들을 위해 고등공민학교 과정을 개설하기도 했다. 김해곤 作 ‘거룩한 기도’.

모슬포 강병대교회 하편

생각 난다 그 오솔길

그대가 만들어 준 꽃반지 끼고

다정히 손잡고 거닐던 오솔길이

이제는 가버린 가슴 아픈 추억

 

생각 난다 그 바닷가

그대와 둘이서 쌓던 모래성

파도가 밀리던 그 바닷가도

이제는 가버린 아름다운 추억

 

그대가 만들어준 이 꽃반지

외로운 밤이면 품에 안고서

그대를 그리네 옛일이 생각나

그대는 머나먼 밤하늘의 저 별

 

- 가수 은희의 노래 꽃반지 끼고

 

박연술 춤꾼이 시낭송을 하는 사이 교회 잔디밭 끝에서 흰 천을 바람에 날리며 6·25로 황폐화된 가슴들을 어루만져주는 춤사위를 펼쳤다.
박연술 춤꾼이 시낭송을 하는 사이 교회 잔디밭 끝에서 흰 천을 바람에 날리며 6·25로 황폐화된 가슴들을 어루만져주는 춤사위를 펼쳤다.

세계에서 가장 긴 교회로 기네스북에 오르기도 했던 강병대교회.

예배당의 길이가 무려 80m가 넘는다.

전쟁의 상처로 삶이 막막했던 시절, 피난민과 지역주민들에게 봉사와 전도 활동은 물론 1952년 교회부설 샛별유치원을 개원, 제주지역 유아교육에도 크게 이바지했다.

1965년 공군 30사단 308부대로 편입된 후에는 중학교 진학을 못한 청소년들에게 통신강의록으로 고등공민학교 과정을 개설, 야간에 샛별유치원 건물에서 강의했다. 도내 최초의 야간학교였던 강병대 부설 신우고등공민학교1966년부터 1981년 폐교될 때까지 13회에 걸쳐 200여 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다.

당시 24살로 28일 동안 육군간부교육대에서 훈련을 받았고 육군하사이며, 육군의장대 창설멤버였다는 허창희 장로에게 그 당시 이야기를 들어본다.

당시 예배를 인도한 분은 박치순 목사였어요. 그 뒤로 장덕호, 장성칠 등 모두 피난민 출신 목사들이었지. 군목은 계급이 없었지만 인기가 대단했고, 하는 일이 참 많았어요. 당시 교회에는 피난민들이 많았고, 나도 개성출신인데, 6남매가 모두 피난 왔지요. 50년 동안이나 교회 성가대로 활동했는데, 강병대교회에서 성가대원으로 활동한 게 첫 시작이었어요. 그때 피난 와서 지금까지 눌러앉았으니

 

서란영 연주가가 팬플룻으로 ‘기다리는 마음’, ‘에버그린’을, 오카리나로 ‘스카보로의 추억’을 연주했다.
서란영 연주가가 팬플룻으로 ‘기다리는 마음’, ‘에버그린’을, 오카리나로 ‘스카보로의 추억’을 연주했다.

정민자씨가 나레이션을, 강상훈씨가 허창희 장로 역할을 맡았다. 연극인 부부답게 궁합이 척척 맞는다.

플롯 연주자 김수연과 마림바 오승명부부 그리고 황재선, 강영은의 비목아브레도합주공연이 있었다. 플롯의 경쾌하면서도 우아하고 부드러운 음색과 마림바의 통통 튀는 경쾌함이 잘 어울리는 무대였다. ‘초연이 쓸고 간 깊은 계곡, 깊은 계곡 양지 녘에/비바람 긴 세월로 이름 모를 이름 모를.’ 비목은 우리에게 많이 알려진 곡으로, 작사가 한명희씨가 6·25 당시 전투가 치열했던 화천 부근에서 무명용사의 녹슨 철모와 돌무덤을 보고 작사했다한다.

제주 출신 가수 은희의 노래 꽃반지 끼고차례다. 가수 은희는 고향 모슬포와 사계리 바닷가를 거닐며 이 노래를 지었다한다. 낭송가 이정아, 이혜정를 필두로 참석자들은 교회 마당에 핀 토끼풀로 꽃반지를 만들어 끼고 합창으로 바람난장의 대미를 장식했다.

6·25가 발발한지 올해로 68년이다. 며칠 전 남북정상회담과 북미회담이 있었다. 한반도 비핵화와 종전선언이란 말도 오르내린다. 지금 내가 선 자리가 기도하기 딱 좋은 자리다. 강병대교회 앞에서 다시는 이 땅에 전쟁이 없기를 기도해본다.

 

이정아(사진 왼쪽)·이혜정 시낭송가가 전쟁으로 세상은 폐허가 됐지만 새 생명이 태어나 희망의 꽃을 피운다는 내용의 이종문 시인의 시 ‘그 배를 생각함’을 낭독하고 있다.
이정아(사진 왼쪽)·이혜정 시낭송가가 전쟁으로 세상은 폐허가 됐지만 새 생명이 태어나 희망의 꽃을 피운다는 내용의 이종문 시인의 시 ‘그 배를 생각함’을 낭독하고 있다.

낭독공연=강상훈·정민자부부

오카리나와 팬플룻=서란영

플롯과 마림바 합주=김수연, 오승명과 황재선·강영은

사진·영상=채명섭

시낭송=이정아·이혜정

=나무꽃 박연술

그림=김해곤

음악감독=이상철

=문순자

 

다음 바람난장은 623일 항파두리 항몽유적지에서 펼쳐집니다.

예술나무심기 프로젝트에 도민 여러분들의 후원과 참여를 기다립니다.

예술나무심기는 문화예술의 향기를 전도에 퍼뜨리고, 무분별한 개발로 훼손된 환경을 보존하기 위해 바람난장이 마련한 프로젝트입니다. 제주의 환경과 생태가 안정화되는 날까지 나무심기는 계속됩니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