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人事)가 만사(萬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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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범, 편집부국장대우

다음 달 민선 7기이자 원희룡 제주도정 2기가 막을 올리면서 ‘공정 인사’가 시험대에 오르게 된다.

인사(人事)가 만사(萬事)가 될 수도, 자칫 잘못해 망사(亡事)로 순탄치 않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만큼 인사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좋은 인재를 잘 뽑아 적재적소에 배치하면 모든 일이 풀리게 되고, 순리대로 돌아가게 된다.

조선시대에도 관료를 선발하는 인사정책으로 인재를 공정하게 선발한다는 ‘공선(公選)’ 원칙이 있었다. ‘입현무방(立賢無方)’, ‘유재시용(惟才是用)’이 그것이다.

‘입현무방’은 ‘어진 사람을 등용하기 위해서는 모가 나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혈연이나 지연, 학연을 초월해야 한다는 뜻이다.

‘유재시용’은 ‘오직 재주 있는 사람을 쓴다’는 뜻이다.

그야말로 전문성, 업무 능력, 도덕성을 기준으로 인재를 등용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이 인사제도는 과거제도로 정점을 이뤘지만 오늘의 현실에서도 의미 있게 다가오게 한다.

원희룡 도정 1기는 행정시장과 정무라인, 공공기관장 인선 과정에서 많은 뒷말을 남겼다.

실제 원 지사는 4년 전 제주특별자치도지사 취임 이후 단행한 인사에서 잇따라 실패, 발목이 잡혔다.

협치의 상징으로 발탁된 이지훈 제주시장은 각종 특혜 의혹 속에 한 달 만에 중도하차했다.

김국주 제주도 감사위원장 예정자 임명동의안은 제주도의회에서의 부결로 상처를 입었다.

또 제주도 산하 공공기관장 중 일부는 인사청문 과정에서 부적격 판정에도 임명이 강행됐지만 논란이 사그라들지 않았다.

제주도 본청이나 서울본부에 상근하는 정무직 공무원은 상당수가 중앙정치에 몸담을 때 알고 지냈던 인맥과 연결됐고, 심지어 임용-사퇴-재임용-사퇴 수순을 밟기도 했다.

4년 전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선거 이후 어떤 자리나 이해관계를 바라지 않는다’는 내용의 백의종군 서약서를 선거캠프 인사들에게 받으며 화제를 불러일으켰던 신선한 개혁 카드는 무색해졌다.

이 때문에 6·13 지방선거에서도 더불어민주당이나 상대 후보로부터 원 지사가 인사 문제로 공격을 받기도 했다.

당시 제주의 정서를 모르는 다른 지방 출신의 정무부지사 인사, 선거공신과 측근들의 등용, 전형적인 회전문·밀실 인사의 달인이라는 혹평까지 들었다.

이를 의식한 듯 원 지사는 지난 13일 밤 당선 소감을 통해 “정당과 진영의 울타리를 넘어 제주의 인재를 포용해 제주의 드림팀을 만들어 도정을 운영하겠다”고 약속했다.

원 지사는 또 “권력을 만드는 것도, 권력을 바꾸는 것도 도민이고 권력을 통해 제주도의 위대한 업적을 만드는 것도 도민들밖에 없다는 것을 확실하게 느꼈다”며 “도민만 의지하고 도민만 바라보며 가겠다”고 강조했다.

이제 이달 말로 임기가 끝나는 제주시장과 서귀포시장 공모, 제주국제컨벤션센터 대표이사 재공모가 임박했다. 도정을 보좌할 정무라인 인선도 예고되고 있다.

그런데 벌써부터 2018년 국회의원 선거를 겨냥한 인사, 선거공신 보은인사설 등이 흘러나오고 있다.

원희룡 도정이 ‘무늬만 공모’, ‘실패한 인사 검증’ 논란으로 도민들에게 실망을 안겼던 1기를 거울삼아 ‘감동의 인사’로 2기를 시작할지 제주도민들이 지켜보고 있다.

선거를 통해 삶과 지난 정치의 과정을 뼈저리게 되돌아보았고, 변화하는 시간을 가졌다는 원 지사가 인사에서 위대한 제주도민들에게 보답하는 행보를 보여줄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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