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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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성중 논설위원

장마는 여름 직전 한반도 근처에서 생겨나는 독특한 기상 현상이다. 온도차가 크고 거칠어진 북태평양 고기압이 6월 중순께 한반도로 몰려오며 장마전선을 형성한다. 습기 많은 이 전선이 한 달여를 머물면서 자주 흐리고 비가 오게 되는데 이게 장마다.

대표적인 게 오늘날 양력 6, 7월을 뜻하는 ‘오뉴월 장마’다. 지난 19일 시작된 장마전선이 며칠째 소강상태지만 25일엔 본격화된다고 한다.

▲기상예보가 없었던 오래전엔 어떻게 장마에 대비했을까. 선인들은 동물과 곤충의 움직임을 보고 이 불청객을 맞았다. 장마가 올 때쯤이면 여러 징후가 곳곳에서 나타나는 걸 경험으로 안 것이다.

둥지에 있던 제비가 밖으로 나와 집 주위를 빙빙 돌며 낮게 난다. 고양이가 이곳저곳을 다니며 크게 울어댄다. 개미나 개구리는 이미 있던 굴 위에 또다시 흙더미를 쌓는다. 말이 머리를 흔들어대며 하늘을 올려다본다. 이럴 때면 어김없이 큰비가 내렸다.

‘오뉴월 장마에 돌도 큰다’ ‘오뉴월 장마에 토담 무너진다’ 속담에서 보듯 장마는 생활에 도움을 주기도 하고, 해를 끼치기도 한다.

그럼에도 반가운 내객이 아닐 때가 더 많은 모양이다. 오죽하면 옛 어른들이 ‘삼년 가뭄에는 살아도 석달 장마에는 못 산다’고 했을까.

▲그러고 보니 어제가 일년 중 낮의 길이가 가장 길다는 하지(夏至)다. 장마와 더불어 본격적인 무더위도 찾아들 것이다. 조그만 문제에도 짜증나기 쉬운 계절이다. 요즘 젊은이들은 어떨지 몰라도 중년 이상에겐 장마철은 눅눅했던 기억뿐이다.

사소한 일에 너무 크게 성내는 일은 이 시기엔 자중할 일이다. 서로 조금씩 배려하는 자세야말로 불쾌지수를 낮추고 행복지수를 높이는 길이다.

그리고 집안 구석구석에 습기 제거제도 좀 놓고 빗길 교통사고도 조심할 일이다. 특히나 장마 때 늘 등장하는 말이 ‘인재(人災)’다. 올 장마 때만큼은 이 말이 더 이상 나오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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