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직된 외국인 고용허가제 손질할 때다
경직된 외국인 고용허가제 손질할 때다
  • 함성중 기자
  • 승인 2018.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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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고용허가제가 그 조건이 너무 까다로워 불법 고용을 부채질하고 있다고 한다. 최근 한국외식산업연구원이 낸 보고서를 보면 제주지역 식당 10곳 중 3곳이 외국인을 불법 고용했다는 것이다. 도내 외식업자 390명 가운데 30.3%(118명)가 이같이 응답했다. 특히 사업장 면적이 100㎡ 미만인 소규모 업소 경우 외국인 불법 고용 비율이 40.9%로 껑충 뛰었다.

외국인 불법 고용 이유로는 ‘인력 채용이 어려워’라는 응답이 81.4%로 가장 많았고 ‘외국인 고용조건을 맞추기 힘들어서(10.2%)’가 뒤를 이었다. 특히나 100㎡ 미만 영세 사업주 4명 중 1명꼴인 25.8%가 ‘앞으로도 외국인을 불법 고용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시행 15년째를 맞은 외국인 고용허가제가 일선 현장에서는 그다지 환영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식당에서 외국인을 쓰려면 중국음식점 200㎡ 이상, 일반 식당 60㎡ 이상 면적을 갖춰야 하는 등 엄격한 조건을 따진다. 최소 2~3명의 내국인을 고용해야 외국인 주방장이나 조리사를 쓸 수 있다. 다만 제주지역의 경우 ‘통역판매사무원’이란 외국인 직원을 고용할 수 있지만 이마저도 사업장 면적이 최소 100㎡ 이상에 연매출 1억원 이상이라는 조건이 달렸다.

이런 상황에서 당장 일손이 급한 음식점들이 불법체류자를 찾는 건 불가피한 일이다. 현재 도내에만 불법체류하는 외국인은 1만명을 웃돈다고 한다. 해마다 불법체류자가 늘어나고 있는데는 다 이유가 있는 것이다. 불법체류자를 줄이려고 도입한 제도가 되레 그 숫자를 늘리는 데 기여하고 있으니 모순도 이런 모순이 없다.

외국인 고용허가제가 도입된 지 10여 성상이 지났다. 최저임금 인상 등 요동치는 시장 상황에 맞춰 이 제도 역시 유연하게 개선돼야 한다고 본다. 고용주에게 큰 부담을 안기는 현행 방식을 손봐야 한다는 얘기다. 문턱이 너무 높아 그림의 떡이라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는 만큼 그 기준을 낮추는 게 해법이다. 그렇지 않는 한 외국인 불법 고용은 계속 존재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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