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 되가져가기
쓰레기 되가져가기
  • 제주신보
  • 승인 2018.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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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희, 수필가

서울 근교 신도시 도심 공원은 주말을 맞아 나들이객으로 북적인다. 나무 밑에서 책을 읽거나 편안하게 누워 잠을 청하는 사람, 아이와 놀아 주는 부모들로 정겹다. 잔디 광장에서는 해먹, 텐트, 가림막 설치를 금한다는 안내문이 무색할 지경이다. 휴식은 보약이나 다름없다. 지친 시민들을 위해, 하루쯤 눈감아 줘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둥글게 모여 앉은 자리마다 음식물이 그득하다. 종일 놀면서 먹을 요량이리라. 집에서 준비한 것도 있지만, 대개 간편식이거나 사서 갖고 온 것들이다. 일회용 용기에 담긴 것들로, 음료수 페트병이며 과자봉지까지. 내용물보다 포장 부피가 더 커 보인다.

오후가 되자 자신들이 놀던 자리는 말끔히 뒷정리했지만, 주변 쓰레기통은 엉망이었다. 분리되지 않은 채 남은 음식과 포장재들이 뒤범벅으로 쌓여, 지나가는 사람마다 고개를 돌리곤 했다. 개중에는 자기 쓰레기를 챙겨 넣는 사람이 있긴 했지만, 되가져가는 양심은 많지 않아 보였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야외 나들이할 때 먹고 마시며 즐기는 풍속은 별스럽다. 어울려 놀려면 먹을 것이 빠질 수야 없겠지만, 바리바리 싸서 들고 가는 습관은 달라지지 않고 있다. 놀이보다 지나치게 먹는 것에 치중한다.

유명 관광지나 깊은 산 계곡은, 불법으로 자릿세를 받으며 음식점을 운영하는 경우가 태반이다. 여름철이면 주변 숲속은 버리고 간 쓰레기가 쌓여 썩는 냄새로 골머리를 앓는다. 우리나라는 물 부족 국가로 분리되어 있어, 물이 귀한 시절이 곧 닥칠 수도 있다. 때와 장소를 가려 계곡에 함부로 드나들지 않게 관리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한다.

국민들의 생활수준이 향상된 만큼, 정신적인 성숙도도 높아져야 하는데 도덕 불감증은 여전하다. 야외로 나갈 때는 먹을거리는 간단하게 꾸리고,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즐기는 나들이로 변해야 한다. 가까운 곳에 역사유적지가 있다면, 자녀들과 함께 탐구하는 시간을 갖는 것도 좋겠다.

올여름 제주는 많은 관광객이 찾아 올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걱정스러운 게 쓰레기 문제다. 현재도 골칫거리인 쓰레기를 어떻게 감당할지. 오름 으슥한 곳, 올레길이 몸살을 앓을 게 눈에 선하다. 밤이면 해수욕장 모래밭에서 늦도록 술판이 이어질 테고, 양심을 버리고 떠난 부끄러운 자화상은 여전하리라. 더욱 바닷가로 해양쓰레기가 대책 없이 밀려와 쌓인다. 해안가마다 허옇게 뒹구는 스티로폼이며, 비닐, 플라스틱, 포장재가 청정 제주를 더럽히는 환경오염의 주범들이다.

병 들어가는 지구를 지키기 위한 세계적인 관심이 한층 높아졌고, 일회용품 덜 쓰기 운동이 활발하게 벌어지고 있다. 제품 생산업체는 정직한 포장으로 속히 개선돼야 할 것이다. 상품의 내용물은 빈약한데, 속임수 과대포장으로 인한 쓰레기가 어느 곳에서나 골칫거리다. 강력한 규제가 필요하다.

무엇보다 주부들의 역할이 크다. 일회용이며 비닐을 덜 쓰도록 노력해야 한다. 철저한 분리수거는 곧 자원낭비를 줄이는 일이기도 하다. 전국 유원지나 해수욕장에서 놀던 자리는 스스로 뒷정리를, 쓰레기를 되가져가는 운동에 적극 참여하기를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