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령 500년이 넘는 것으로 추정되는 천연기념물 제160호 제주 산천단 곰솔이 노령화로 나무 기둥에 큰 동공(구멍)이 생기는 등 금방이라고 쓰러질 듯 위태롭게 서 있다.
산신제 등 각종 국가 제사를 봉행했던 산천단에 위치한 곰솔 중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이 곰솔은 현재 밑둥 대부분이 껍질이 벗겨진 상태로 여러 개의 철재 버팀목에 의지한 채 겨우 자리를 지탱하고 있다.
이 곰솔은 밑 부분에서 1m 지점에서 두 개의 큰 몸통으로 갈려져 있는데 나무 밑둥부터 껍질이 벗겨지고, 밑둥부터 한쪽 몸통에 너비 50㎝ 안팎, 길이 2m 안팎 정도 규모로 맞은편 방향이 훤히 보일 정도로 큰 구멍이 나 있다.
500년이 넘는 것으로 추정될 만큼 오래되고 그 크기도 높이 28m에 둘레가 5.8m 정도의 큰 크기를 자랑하고 있는데, 오래전부터 나무가 소산오름 방향으로 기울어져 있어 여러 기둥의 철재 지지대가 나무가 쓰러지지 않도록 받쳐주고 있다.
현재 금방이라고 쓰러질 듯 서 있는 이 곰솔 앞에는 ‘산천단 곰솔의 노령화와 강풍 둥의 영항으로 나무가 쓰러질 위험이 있으니 접근을 금지해 주기 바랍니다’ 라는 위험 안내판이 세워져 있다.
이에 대해 제주특별자치도 세계자연유산본부는 강풍에 쓰러질 위험이 있어 이 곰솔 정비를 위해 사업비 6000만원을 확보해 올 여름 추가 태풍이 내습하기 전에 동공 부분을 정비하는 한편 지지대 등을 설치할 계획으로, 현재 정비 설계 중이다.
세계자연유산본부 관계자는 “생육에는 큰 지장이 없지만 강풍에 꺾이거나 쓰러질 위험이 높다”며 “지지대를 추가해 보강할 방침으로 현재 정비 설계 막바지 단계이며, 설계가 완료되면 문화재청으로부터 설계 승인을 얻어 곧바로 공사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이 관계자는 “동공부문을 메울지, 그냥 둘 지는 문화재청에서 결정할 것”이라며 “이달 중으로 지지대 보강 등 정비를 완료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산천단에는 9그루의 곰솔이 있었는데, 1965년에 폭우와 벼락으로 한 그루가 고사해 현재 8그루가 남아있다.
조문욱 기자 mwcho@jeju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