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와 눈물로 흙을 다지며 이곳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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⑨항파두리 항몽유적지(下)
城 건립에 동원된 지역 주민의 비참한 노동 알아야
잔디가 소름처럼 일어서고 바람결에는 통곡소리가···
복원된 항파두리 토성 위에서 박연술 춤꾼이 고운 춤사위를 펼쳤다. 바람난장 가족들은 과거 도민들이 항파두리 토성을 쌓을 때 강제로 동원되며 겪었을 고충과 한스러움을 모두 날려보낼 수 있기를 기원했다.
복원된 항파두리 토성 위에서 박연술 춤꾼이 고운 춤사위를 펼쳤다. 바람난장 가족들은 과거 도민들이 항파두리 토성을 쌓을 때 강제로 동원되며 겪었을 고충과 한스러움을 모두 날려보낼 수 있기를 기원했다.

항파두리 토성은 도내 다른 성()이나 진()과는 달리 돌이 아닌 흙을 주 재료로 해서 만들어진 색다른 유적지다. 성의 길이는 6Km가 되고 성 상단 높이는 4-5m, 성 너비는 3-4m로서 계단현이 단을 두어 외측으로 방어가 되게 하였으며 성의 구조는 하부층에 잡석을 깔고 2층에는 진흙다짐, 3층에는 잡석과 진흙 그리고 강화다짐과 진흙다짐을 한 후 잔디를 입힘으로써 성 위에서 군사들과 군마들이 다녀도 쉽사리 무너지지 않도록 과학적인 공법을 사용하였다고 한다.

다시 복원된 항파두리 토성 위에서 김석희 번역가가 들려주는 이야기는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다. 항파두리 토성을 쌓을 때 지역 주민들이 강제로 동원되었는데 먹을 게 없어 자신들이 싼 똥을 다시 먹었을 정도로 삼별초의 대몽 항쟁을 위해 주민들은 비참한 노동에 시달렸다고 한다.

 

문상필 연주가가 태평소 연주로 항파두리 토성을 장엄하고 기운찬 분위기로 가득 메웠다. 자진모리 가락으로 이어지는 대목에선 토성을 쌓아 올리던 힘든 노동의 순간을 바라볼 수 있다.
문상필 연주가가 태평소 연주로 항파두리 토성을 장엄하고 기운찬 분위기로 가득 메웠다. 자진모리 가락으로 이어지는 대목에선 토성을 쌓아 올리던 힘든 노동의 순간을 바라볼 수 있다.

잘 정비된 산책길을 따라 걷다 보면 만나게 되는 소나무숲과 복원된 토성 위로 한가롭게 거닐다 보면 항몽유적지라는 비장한 이름과는 어울리지 않게 그저 한가롭고 편안한 분위기에 젖어들게 된다. 그러나 김석희 번역가는 말한다. 미화시킨 항몽유적지에 가려진 민초들의 엄청난 피해를 제주 지역민의 안목으로 바라보아야 한다고.

국악인 문상필의 태평소 소리가 항파두리 유적지 가득 울려 퍼진다. 귀는 자진모리 가락에 내어 주고 눈은 그 옛날 토성을 쌓아 올리던 힘든 노동의 순간을 바라본다.

 

서란영 연주자가 오카리나로 ‘눈물 속에 피는 꽃’ 등을 연주했고, 구슬픈 연주곡은 한 맺힌 영혼을 위로하는 듯 잔디밭 사이사이를 비집고 들어갔다.
서란영 연주자가 오카리나로 ‘눈물 속에 피는 꽃’ 등을 연주했고, 구슬픈 연주곡은 한 맺힌 영혼을 위로하는 듯 잔디밭 사이사이를 비집고 들어갔다.

이어서 서란영 연주자가 오카리나로 눈물 속에 피는 꽃을 연주하고 팬플루트로 데니보이돈데보이를 연주한다. 긴 토성을 덮고 있는 푸른 잔디가 소름처럼 일제히 일어선다. 바람결 따라 통곡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바람난장을 마치고 나오는 길에 다시 한 번 항몽순의비를 유심히 바라보았다. 1977년 박정희 대통령 때 삼별초의 호국정신을 높이 평가하여 세웠으며 비 전면의 제자(題字)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글씨라고 한다.

김석희 번역가가 들려 준 이야기가 다시 생각난다.

세상이 바뀌고 있습니다. 항몽순의비는 빨리 철거시켜야 합니다. 항몽유적지에 관한 역사를 다시 한 번 관찰해야 합니다. 입간판에 쓰여 있는 교과서적 생각으로만 봐서는 항몽유적지의 정확한 의미를 알 수가 없습니다.’

다른 날과 달리 돌아가는 발걸음이 무겁다.

 

김석희 번역가가 이날 항몽유적지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바람난장 가족들은 항몽유적지에 역사적 의미를 돌아보고, 항몽순의비에 내포된 비극적 사건을 상기했다.
김석희 번역가가 이날 항몽유적지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바람난장 가족들은 항몽유적지에 역사적 의미를 돌아보고, 항몽순의비에 내포된 비극적 사건을 상기했다.

예술나무심기 프로젝트에 도민 여러분들의 후원과 참여를 기다립니다.

예술나무심기는 문화예술의 향기를 전도에 퍼뜨리고, 무분별한 개발로 훼손된 환경을 보존하기 위해 바람난장이 마련한 프로젝트입니다. 제주의 환경과 생태가 안정화되는 날까지 나무심기는 계속됩니다.

다음 바람난장은 77일 수산리 곰솔에서 펼쳐집니다.

 

=손희정

항파두리 이야기=김석희

안무·=박연술

시낭독=김정희와 시놀이(김정희·이정아·장순자·이혜정)

사진=허영숙

영상=고대환

기타연주=김도형

오카리나·팬플루트 연주=서란영

태평소 연주=문상필

음악감독=이상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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