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 2000석 야외공연장 계획에 "소규모 단체 배제"
제주지역 공연장 가운데 200~300석 규모의 제대로 된 ‘중소 규모 공연장’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제주지역 ‘중소 규모 공연장’은 제주도문예회관 소극장(200석), 제주문화콘텐츠진흥원 내에 예술극장(346석), 김정문화회관(383석) 등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공연장이 몇몇 군데 마련됐다. 하지만 제주지역 예술인들에 따르면 이 곳은 문화체육관광부가 마련한 기준인 ‘유휴 천정고’, ‘높이’, ‘깊이’, ‘옆-뒷 무대’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다. 또 이들 공연장을 사용하려면 별도로 장비를 준비해야 하는 번거로움도 있다.
이처럼 소규모로 구성된 예술단체 뿐만 아니라 동호인으로 구성된 음악인 등이 실력을 발휘할 만한 장소가 없는데다, 시설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는 공연장에서의 공연은 결국 퀄리티만 떨어뜨린다는 게 관련 업계 중론이다.
도내 예술인들은 지속적으로 ‘중소 규모 공연장’을 마련해 달라는 요청을 했지만 제주도에서는 아직까지 특별한 계획은 없다.
현재 제주문화예술재단이 170억을 투입, ‘재밋섬’을 매입 후 리모델링을 통해 중소 규모의 공공공연연습장을 조성한다고는 했지만 아직 정확히 결정된 사항이 없기 때문에 대다수의 예술인들은 회의적인 반응이다.
이런 가운데 제주시가 1000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탑동해변공연장을 대체할 2000석 규모의 ‘야외공연장’을 건립한다는 계획을 발표해 더욱 논란이 되고 있다.
이와 관련 한 예술인은 “대규모 공연장은 스케일이 큰 ‘기획공연’이나 대형기획사가 제작한 공연들만 올라가게 될 가능성이 높다”며 “결국 소규모 예술단체는 배제하는 격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