셋째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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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경업, 전략사업본부장 겸 논설위원

‘미녀와 야수’는 마법에 걸려 야수가 된 왕자와 미녀의 진정한 사랑은 담은 이야기다. 프랑스 지방의 전래 동화로 드라마와 영화, 뮤지컬 등으로 제작돼 세계적으로 널리 퍼졌다. 여기서 여주인공 벨은 독립적이고 괴팍한 야수의 마음을 열게 하는 인물이다.

이반은 톨스토이의 소설 ‘바보 이반’의 주인공이다. 그는 형들과 달리 악마의 유혹을 물리치고 왕이 돼 행복한 나라를 만든다. 위의 두 얘기에서 주인공들의 공통점이 있다. 그건 둘 다 셋째라는 사실이다. 이처럼 동화나 소설 등에 나오는 주인공의 다수가 셋째라고 한다.

▲그에 못지않게 역사적인 실존 인물 중에도 셋째가 적잖다. 수많은 분야에서 위대한 업적을 남긴 세종대왕이 대표적이다. 그는 조선 태종 이방원의 셋째 아들이다. 첫째와 둘째에겐 섭섭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훌륭한 인물 가운데 셋째가 의외로 많은 것 같다.

속담에 ‘셋째 딸은 얼굴도 안 보고 데려간다’는 말이 있다. 집에서 항상 사랑받고 컸으니 보나마나 이쁠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과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속설에 불과하다. 그렇다고 ‘셋째 딸이 예쁘다’는데 어느 누구도 이러쿵저러쿵 시비를 걸지 않는다.

▲아이가 있다는 건 행복의 기본 조건이다. 쑥쑥 자라는 아이를 보는 것만큼 즐거운 일이 없다. 아들이든 딸이든 세 자녀 이상의 다둥이 가족 일수록 더욱 그러한 듯싶다. 집안의 대소사 시 서로 의지하며 어려움을 헤쳐 나갈 피붙이가 있다는 게 그야말로 축복이다.

하지만 한때 다둥이 가족은 천덕꾸러기 신세였다. 산아제한 정책에 따라 셋째 아이는 태어날 때부터 불이익을 받았다고 한다. 둘째까지만 출산비 의료보험 혜택이 있어 비싼 병원비를 내야 했고, 각종 세금도 더 많이 부담했다는 거다. 지금으로부터 20여 년 전의 일이다.

▲한데 2000년대 들어 셋째 아이 위상이 확 달라졌다. 출산장려금, 보육료, 양육수당, 산후도우미 지원 등 다양한 우대 정책이 쏟아지고 있는 거다. 격세지감이다. 문제는 그럼에도 셋째는커녕 둘째, 첫째도 잘 낳으려 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문재인 정부가 최근 첫 저출산 대책을 내놓은 배경이다. ‘아이와 부모의 삶의 질 개선’에 초첨을 맞췄다고 한다. 허나 미봉책 성격이 짙다. 근본적인 답은 청년 개개인이 아이를 낳고 키우려는 의욕이다. 사람은 제 먹을 것은 가지고 태어난다. 오늘은 ‘세계 인구의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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