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정부가 시장보다 더 잘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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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관훈, 제주테크노파크 수석연구원/논설위원

민선 7기 제주도정의 첫 조직개편안이 발표됐다. 기존 경제통상일자리국을 일자리경제통상으로 개편해 고용센터 업무를 통합하고, 제주의 삶과 직결된 일자리 창출 업무를 담당할 ‘일자리과’를 신설한다.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하기 위한 미래전략국도 신설됐다. 4차 산업혁명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카본 프리 아일랜드 제주의 그린 빅뱅 전략을 실천할 조직이다.

일반적으로 지방정부의 경제정책은 중앙의 정책 기조와 큰 흐름을 같이 하면서 지역경제의 특수성을 살릴 수 있어야 한다. 특히 지역에서 외연성과 확장성이 큰 우수사례를 발굴, 추진하여 성과를 내고 이를 전국에 보편화시켜 나간다면 금상첨화라 하겠다. 이런 차원에서 보면, 중앙정부의 일자리 정책과 맥을 같이 하면서 ‘4차 산업혁명’에 대한 지역의 정책적 의지를 강조한 점은 기본적으로 공감이 간다.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은 일자리로 시작해 일자리로 완성될 것이다.’ 민선 7기 제주도정의 공약 1호 역시 청년 일자리 정책이다. ‘일자리가 복지다’, 맞는 말이다. 그런데 문제는 정부 주도적이라는 것이다. 자칫 ‘공무원이나 공공부문의 정규직 일자리’만을 좋은 일자리로 왜곡시켜 버릴 우려가 있다. ‘돈으로 늘린 일자리는 가짜 일자리’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일자리의 기본은 기업이다. 기업들이 연구하고 투자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가야 한다. 그래야 양질의 일자리를 많이 창출하며 지속 가능한 지역 경제의 성장 기반을 다질 수 있다. 공무원이나 공공부문의 정규직 일자리뿐 아니라 청년들이 보다 가치 있게 일할 수 있는 다양한 일터를 많이 만들어 주어야 한다.

4차 산업혁명 사회에서는 인공지능, 빅데이터, 클라우드, 드론, 로봇 등 첨단기술의 고도화에만 집착하지 않는다. 혁신이란 것이 대단하거나 새삼스러운 것이 아니다. 오히려 4차 산업혁명의 핵심기술을 적용하여 제주지역의 사회문제를 해결하거나, 1차 산업을 기반으로 6차 산업화 하는 것이 지역 현실에 맞다. 4차 산업혁명의 강점은 융복합이다. 지금까지 축적된 4차 산업혁명 핵심기술을 기존 산업에 적용하여 지역산업의 사업화를 증진하고 산업간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며 부가가치를 증대시켜 나가는 것이 답이다.

이를 위해서 지역 산업생태계를 기반으로 관련 기업들의 기업생태계를 조성하는 것이 우선되어야 한다. 현 단계에서 지방정부는 무엇보다 기업생태계 조성에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 이를 바탕으로 생산과 소비의 시장이 자율적으로 만들어 지는 것이다. 만일 이러한 전제조건이 형성되지 않은 상태에서 제도와 자원을 수반한 정책이 막 바로 시장에 투하된다면 그로 인해 정책실패와 나아가 정부실패를 자초할 수도 있다.

2002년 한일 월드컵이 열리기 직전 한국이 가진 프랑스와의 마지막 평가전 에서 지단 선수가 손을 든 뒤 심판에게 손가락을 빙글 빙글 돌렸다. 이유를 몰라 어리둥절해하거나 엉뚱한 해석을 한 다른 해설위원들과는 달리 차범근 해설위원은 ‘지단이 교체를 원하는 신호를 보낸 것’이라고 정확히 설명해 주었다.

1997년 IMF 외환위기와 2002년 월드컵을 경험한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다른 건 몰라도 축구와 경제는 어느 정도 안다. 해설의 수준과 진위 여부 파악은 물론 데이터 기반의 품위 있는 해설인지, 예능 냄새가 나는 재미있는 해설인지를 가려 받아 들을 수 있다. 그 정도는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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