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버투어리즘(overtouris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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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영 편집국장

“도민 여러분, 관광객이 많이 온다고 결코 우리들이 행복할 수 없습니다. 지금은 제주의 미래가치인 청정제주환경을 지켜낼 때입니다.”

제2공항 건설 예정지인 서귀포시 성산읍에 공항 건설을 반대하는 주민들이 걸어놓은 현수막 내용이다.

제주가 몇 년 전부터 넘쳐나는 관광객들로 인한 오버투어리즘(overtourism)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오버투어리즘은 관광객이 도시를 점령하고 주민들의 삶을 침범하는 현상으로 2000년대 들어서면서 이탈리아 베네치아, 스페인 바르셀로나 등 유럽의 유명 관광도시들에서는 관광객에 대한 거부운동이 확산되고 있다.

많은 관광객들이 주민들의 생활을 침해하는 것은 물론, 소수의 자본에 의해 상업적 관광지로 변화하고 이로 인해 높은 임대료로 지역주민이 이주하게 되는 투어리스티피케이션(Touristification)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구좌읍 월정리와 애월읍, 안덕면 대평리 등 제주지역도 예외가 아니다. 특정 시간에 한정된 공간에서 수용할 수 있는 관광객 수가 넘어버렸고, 변화의 체감 속도가 너무 빨리 진행돼 주민들이 적응하기 어렵게 되면서 주민들의 일상과 밀접한 업종은 사라지고, 관광객 대상 업체는 급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변화는 인정하지만 주민들이 감수할 수 있는 속도를 조정하는 전략은 전무한 실정이다.

제주를 찾는 관광객들이 지역문화를 존중하고 제주에서 지켜야 할 사항들을 미리 알지 못하면서 주민과 관광객들의 갈등은 깊어지고 있다.

지난해 한국은행 제주본부는 제주에서도 투어리스티피케이션 현상이 지역주민 삶의 질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한 보고서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 대부분의 주민은 거주지에 관광객 방문이 증가해 자신의 삶이 영향을 받는다고 응답했고, 그 가운데 다수가 관광객들로 인해 부동산 가격, 물가, 자연환경, 안전 및 범죄율이 악화됐다고 응답했다.

이런 결과는 제주가 관광객 총량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데 힘을 실어주고 있다.

관광객 수를 수용 가능한 선에서 제한할 필요성이 있고, 관광이익을 공정하게 분배할 수 있는 사업 유형을 개발하는 것이 시급한 것이다.

계획 없는 관광객 유치를 지양하고, 제주도민의 삶과 사회적 수용력을 고려한 관광객 유치 목표 설정과 제주의 경제, 환경, 문화 등을 존중하고 보호하는 ‘관광객의 책임관광’이 필요성을 무엇보다 강조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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