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돗물은 땅속으로 새고, 오수는 툭하면 바다로 유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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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의회, 상하수도 관리에 고개 '절레절레'...예산 확보도 난항

수돗물의 절반은 땅 속으로 새버리고, 오수는 바다로 유출되면서 상·하수도 관리에 대해 불신이 날로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제주지역 상수도 유수율은 45%에 머물고 있다. 유수율은 수돗물이 중간에 새지 않고 주민들에게 도달하는 비율이다.

이에 따라 도내 17개 정수장의 하루 평균 수돗물 생산량 44만t 가운데 55%인 24t은 땅 속으로 새버리고 있다. 이처럼 버려지는 수돗물이 많은 이유는 체계적인 상수도 관로 정비가 아닌 땜질식 노후관 교체와 미흡한 누수 탐사 때문이다.

오수 관리 역시 허점을 보이면서 행정기관이 과태료 처분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

도내 8개 공공하수처리장의 시설용량은 1일 24만t에 유입량은 20만1000t으로 하수 처리율은 84%에 이르고 있다. 빗물 유입량이 많을 때는 처리율이 100%를 넘어서면서 오수가 바다로 유출되고 있다.

하루 13만t의 오수를 처리하는 제주시 도두동 제주하수처리장과 도내 중계펌프장의 오수 유출을 보면 2016년 19건, 2017년 6건, 올해 4건에 이르고 있다.

특히 제주하수처리장은 바다로 보내는 방류수의 수질 기준을 초과해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환경부로부터 4차례나 과태료 처분을 받았다.

제주특별자치도의회 환경도시위원회(위원장 박원철, 더불어민주당·제주시 한림읍)는 지난 13일 제주도를 상대로 한 업무보고에서 이 같은 문제를 집중 질타했다.

강성의 의원(더불어민주당·제주시 화북동)은 “제주도가 3년 전 수돗물 생산량을 축소하며 유수율을 조작한 것을 고백하며 개선을 하겠다고 했지만 달라진 것이 없다”며 “상수도가 체계적으로 관리되지 않아서 지금도 어디서 누수되는지 알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박원철 위원장은 “수돗물은 땅속으로 버려지는데 여름철에는 물이 부족해 중산간 일대 1만7000명이 제한급수로 불편을 겪고 있다”며 “한림정수장은 축산폐수로 인해 음용수로 부적합 판정을 받은 만큼 제2취수원 개발 등 해결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질타했다.

의회는 상·하수도 문제에 대해 예산 타령을 하지 말고 특단의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안창남 의원(무소속·제주시 삼양·봉개동)은 “연간 수 백 억원에 달하는 수돗물이 땅 속으로 버려지는 데도 도정은 손을 놓고 있다”며 “채권을 발행해서라도 상·하수도 정비는 바로 시행해야 할 시급한 사업”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강창석 도상하수도본부장은 “상수도 유수율을 전국 평균의 84%까지 끌어올리기 위해서 4000억원이 필요한데 지금처럼 연간 150억원만 투입하면 20년이 걸린다”며 “채무를 지더라도 1년에 500억원을 투입해야 5~6년 내에 노후된 상수도 관로를 정비·교체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도는 2조원을 투입해 2035년까지 도내 8개 하수처리장의 1일 처리능력을 현재 24만t에서 43만t으로 확충해 하수를 안정적으로 처리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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