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어 상용화를 다시 생각한다
외국어 상용화를 다시 생각한다
  • 제주신보
  • 승인 2018.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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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훈, 제주대학교 영어교육과 교수/논설위원

2002년 제주국제자유도시가 출범한 이래 제주특별자치도는 국제자유도시의 위상을 강화하기 위해 도내외 외국어 교육 전문가들과 관련 학회의 의견을 수렴하여 제주도에서 외국어를 상용화하기 위한 정책을 수립한 바 있다. 이른바 ‘2010 외국어 상용화 실천 계획’이라고 발표된 도정의 정책에는 외국인의 편의 증진을 위한 외국어 서비스 제공 계획과 제주도민의 외국어 능력 향상을 위해 시행되어야 할 여러 가지 중요한 외국어 상용화 추진 분야와 추진 전략 및 추진 단계에 대한 실행 계획이 담겨있다.

그때 마련된 외국어 상용화 계획에는 외국어 사용 환경 조성, 공공 부문 외국어 역량 강화, 도민 외국어 능력 향상, 공교육 지원 등에 대한 세부적인 실천 과제들이 망라되어 있다. 그동안 제주도는 이 실행 계획을 기반으로 외국인 불편 해소를 위한 안내 체계 개선과 생활 편의 시설 확충 및 정주여건 조성에 노력을 기울여 온 것으로 알고 있다. 또한 공공 부문에서 공무원들의 외국어 사용 능력 제고를 위한 맞춤형 외국어 교육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운영해 왔으며 도내 저소득층 자녀들 중심으로 영어교육 관련 프로그램을 실시해 온 것으로 여겨진다.

무엇보다도 제주영어교육도시 조성을 토대로 국제학교의 운영이 본격 궤도에 오르게 된 것은 영어교육도시와 연계한 교육산업 육성에 중점을 둔다는 외국어 상용화 추진 전략이 제대로 작동한 결과라 할 수 있다. 더불어 우리나라 학생들이 꼭 외국에 유학가지 않더라도 영어교육도시에 위치한 국제학교에서 외국의 초중고 교육과정을 그대로 이수함으로써 국내외의 유명 대학에 진학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 것은 제주 교육 환경을 둘러싸고 일어난 큰 변화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외국어 상용화 실천 계획에는 포함되어 있으나 아직도 실행이 미진한 과제도 한두 가지가 아니다. 이를테면 공문서 작성에서 국문과 영문을 병기하는 제도가 아직 실시되지 못하고 있다. 식당에서 외국인들에게 도움이 되는 통일된 외국어 메뉴판도 찾아보기 힘들다. 제주를 찾거나 거주하는 외국인들이 느끼는 가장 큰 불편이 의사소통에 있다는 지적에도 불구하고 그들을 위한 외국어 서비스는 이전과 달라진 것이 별로 없다.

게다가 제주도민의 외국어 능력 향상을 위해 필요한 시책을 수립, 시행해야 한다는 제주국제자유도시 특별법 규정과는 달리 읍, 면, 동 지역 주민 대상 외국어 교육에도 별다른 진전이 없다. 국제자유도시에 거주하는 도민들을 위한 기초 외국어 교육 프로그램은 공동체 역량 강화와 평생 교육 체계 구축을 위해서도 항시 운영될 필요가 있다.

때마침 제주특별자치도는 민선 7기 도민화합공약실천위원회를 구성하여 제주 발전을 위한 여러 가지 제안을 받는다고 한다. 이 문제가 공약실천위원회에서 어떻게 다루어질지 모르나 그동안 변화된 제주의 교육 환경을 반영하고 4차 산업혁명 시대가 요구하는 융합과 협력과 같은 핵심역량을 고려한 외국어 상용화 정책이 새롭게 수립되길 기대한다.

이를 위해 제주도와 도교육청 및 JDC가 추진하고 지원하는 각종 외국어 교육 프로그램 및 국제화 장학 사업의 효과에 대해 체계적인 검토부터 시작하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다. 외국어 상용화는 도민들에게는 즐거움 속에 외국어를 배우는 기회가 되고 학생들에게는 공교육이 강화되도록 하는 가운데 이루어지는 것이 바람직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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