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는 숫자…팔순에 꽃핀 작가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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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세 강순매씨 시인 등단 1년 만에 수필가
‘열정만은 청춘’…삶의 경험 토대로 깊은 울림
“삶의 철학 녹아든 시·수필로 기쁨 주고 파”
강순매 작가
강순매 작가

“어머니가 걸어온 길의 발자취를 떠올리며 써내려갔을 뿐인데, 덜컥 당선돼 수필가로 등단하게 됐습니다. 저에게 있어 글이란 어렸을 때 겪었던 가난과 삶의 현장에서 얽히고설킨 사연들이라고 할 수 있죠.”

산수의 나이에 시인으로 등단 후 1년 만에 수필가로 이름을 올린 강순매씨(81·서귀포시 남원읍)는 한 번도 정식으로 글쓰기를 배워보지 않은 독학 작가이다.

6년 전 서귀포시 남원읍 노인대학을 다니며 처음으로 시를 써봤다는 그. 시나 소설, 수필 등은 대학을 졸업하고, 배운 이들의 전유물이라고 생각했지만 가슴 한쪽에서는 작가로서의 열정을 감출 수 없었다.

“배움의 길이는 짧지만 15살 때부터 늘 책을 가까이 했어요. 그래서 글 쓰는 것이 그렇게 두렵지는 않았습니다. 시상이 떠오르는 대로 그저 노트에 적어봤습니다.” 그의 첫 작품은 ‘매화향기’. 앞마당의 매화나무가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는 과정 속에서 인생의 아픔과 슬픔은 꽃을 피우기 위한 것으로 우리가 견뎌내야 할 시간이라는 걸 말해주고 있다.

시 세계에 첫 걸음을 내딛은 그는 ‘어머니’, ‘이별’, ‘우정’ 등의 작품을 써내려갔다. 작가의 작품이 빛을 보기 시작한 건 글을 쓴 지 5년 만이다. 노인대학 학장이 우연히 그의 글을 보고 ‘월간 문예사조’에 작품을 출품해보자는 제안을 했고, 지난해 5월 시 부문 신인상을 받게 됐다.

“제대로 글쓰기를 배워본 적도 없었고, 제 글이 선정되리라고는 꿈에도 생각지 못했어요. 인생에 있어 ‘석양노을’의 시점을 지나오고 있는데 시인 등단은 제 삶의 활력이 됐습니다.”

이후 수필도 써보라는 주변의 권유로 처음으로 ‘어머니가 걸어온 길’이라는 글을 써 내려가게 됐다. 해방직후 지독히도 가난했던 그 시절. 어려움 속에서도 늘 남을 먼저 배려했던 어머니의 희생과 봉사는 어린 9살 소녀의 가슴에 깊은 울림을 줬다.

이런 삶의 경험을 토대로 ‘월간 문예사조’에 출품하게 됐고, 수필 부문 신인상을 수상하게 된다.

“어머니는 11대 종갓집에 시집와서 평생 시어머니를 모셨고, 일본에 가 계신 아버지를 대신해 한 집안에 맏아들 역할을 다 하셨습니다. 또 모두가 배고픈 시절 저희 식구만 먹기에도 빠듯했던 음식을 이웃과 함께 나눴습니다. 어머니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글로 옮겨 적었을 뿐인데 상을 받게 됐습니다.”

지금도 2개월 마다 1편의 시를 완성한다는 강순매 작가.

“부족하지만 제 삶의 철학이 녹아든 시와 수필을 통해 사람들에게 기쁨을 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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