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선충병 후폭풍...칡넝쿨 확산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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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림.하천.골프장 등 점령...소나무 대규모 벌목으로 늘어난 개활지 등 원인

제주시 관음사 입구 도로 주변에 칡넝쿨이 크게 자라 다른 나무들을 덮고 있다.
제주시 관음사 입구 도로 주변에 칡넝쿨이 크게 자라 다른 나무들을 덮고 있다.

재선충병에 따른 대규모 벌목의 후폭풍으로 제주 전역에 칡넝쿨이 빠르게 확산되면서 산림 생태계를 위협하고 있다.

19일 제주 5·16도로 인근 관음사 진입로의 경우 도로 양쪽 산림이 이미 칡넝쿨로 뒤덮여 다른 나무들이 제대로 보이지 않을 지경이다.

특히 해당 지역의 칡넝쿨들은 산림을 뒤덮는데 그치지 않고 도로에 까지 뻗어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산간지역 뿐만 아니라 도심지역인 제주시 이도동 산지천 일대 역시 이미 칡넝쿨에 점령당한 상태로, 양쪽 하천변 모두 칡넝쿨이 길게 자라 주변 시설물과 가로수에도 칡넝쿨이 엉켜있었다.

이 외에도 도내 곳곳의 골프장과 과수원, 밭 등에 칡넝쿨이 빠르게 확산되면서 피해가 발생하고 있는 실정이다.

칡은 과거 뿌리는 한약재로, 줄기로는 바구니나 새끼줄을 만드는 등 활용도가 높은 식물이었고, 먹을 것이 귀한 시절에는 구황작물로 각광을 받았지만 최근에는 소비가 크게 줄어든데다 지나친 번식력으로 인해 산림 생태계와 자연경관을 위협하는 주범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최근 제주지역에 칡넝쿨이 빠르게 확산되는 것은 기온 상승으로 칡의 번식력이 왕성해 진 것도 있지만 재선충병 확산을 막기 위해 많은 소나무가 벌목되면서 칡이 자라기 좋은 개활지가 만들어졌기 때문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이처럼 칡이 확산될 경우 덩굴과 잎이 햇빛을 차단하기 때문에 다른 식물들은 생육에 지장을 받게 되며, 이런 상황이 장기간 지속될 경우 결국 숲이 황폐화돼 산림 전체가 칡밭으로 변하게 된다.

상황이 이렇지만 제주도는 나무 가꾸기 사업의 일환으로 칡넝쿨을 제거하고 있을 뿐 별다른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

칡의 발생을 막기 위해 조림지 등을 대상으로 꾸준히 제거사업을 벌이고 있는 산림청이나 칡뿌리를 가져오면 보상을 해주는 등 적극적인 칡 제거대책을 추진하고 있는 다른 지자체와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산림청 관계자는 “최근 전국적으로 칡넝쿨이 급속도로 퍼지면서 감당하기 어려운 골칫거리가 되고 있다”며 “칡덩굴로 인한 피해를 예방하고 자연 생태계를 보전하기 위한 대책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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