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봉 공원
사라봉 공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페이스북
  • 제주의뉴스
  • 제주여행
  • 네이버포스트
  • 카카오채널

오영호 시조시인

사라봉은 산책 및 운동하는 사람들로 늘 붐빈다. 해발 148m 밖에 안 되는 오름이지만, 정상 팔각정에 오르면 시야가 확 트인다. 북쪽으로는 부두 너머 망망대해와 떠 있는 배들 수평선까지, 서쪽으로는 제주시 원도심이 한 눈에 들어오고, 도두봉, 신제주, 남조손오름까지 잡힌다. 남쪽으론 한라산의 왕관능, Y계곡 및 정상까지 보인다. 동쪽으론 원당봉, 삼화자구, 동부산업도로 그 너머까지 들어온다. 사방팔방으로 조망할 수 있는 천혜의 보물이다.

특히 여름철엔 해넘이가 일품이다. 전국에서 이곳보다 더 좋은 곳이 있을까. 그래서 영주십경 중 성산일출에 이어 사봉낙조가 제 2경이다. 해질 무렵 노을 진 바다에 배들이 떠 있고, 그 위를 비행기가 날아가는 풍경은 누구를 막론하고 셔터를 누르게 한다. 요즘엔 한치(오징어의 종류)가 잘 잡히는지 밤바다는 불야성이다. 그 황홀함은 저절로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조망뿐만 아니라 아름드리 소나무 숲, 여러 가지 운동 시설, 쉼터 등이 잘 유지되고 있다. 길가엔 칸나와 원추리가 꽃을 피워 오가는 사람들에게 꽃 인사를 하고 있다. 그리고 72천 평 대지 위엔 조선시대 세워진 봉수대(제주도 기념물 23)를 비롯 등대, 모충사, 의병항쟁탑, 독립기념탑, 만덕관, 보림사, 사라사, 제주칠머리영등굿전수관 들을 품고 있다.

그런데 얼마 전 제주환경운동연합은 제주도심 내 도시 숲과 공원이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가운데, 도시공원일몰제 시한이 앞으로 2년밖에 남지 않아 도시공원이 대거 사라질 위기에 놓였다고 밝혔다. 즉 사유지 토지가 도시공원 지역으로 지정된 후 20년 이상 지나면 그 효력이 상실 된다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공원지역은 줄어들 것이고, 난개발 등 부작용이 나타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당국은 올해 매입 예산은 50억 정도라며 추경까지 하더라도 100억에도 못 미친다고 한다. 공시지가는 자꾸 오르는데 걱정이다.

해결책은 공원으로 지정된 땅을 도에서 매입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그렇지만 몇 천억이 들어갈지도 모르는 예산을 어떻게 충당할 것인가. 도에선 지방체 발행도 검토하고 있다는 말도 들린다. 도시공원일몰제가 임박한 가운데 토지 주인과 윈윈하는 방법은 없을까? 도와 도의회가 머리를 맞대고 지혜로운 해결책을 속히 찾아야 할 것이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