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의 시간 속으로…화단의 별들과 마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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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근현대미술 걸작전 : 100년의 여행, 가나아트 컬렉션

이호재 가나아트·서울옥션 회장이 35년간 모은 근현대 미술 117점이 세상에 빛을 보게됐다. 제주도립미술관 한국 근현대미술 걸작전 : 100년의 여행, 가나아트 컬렉션을 통해서다. 제주도립미술관, 가나문화재단, 제주, JIBS, 제주의소리가 공동 주최해 103일까지 이어지는 이번 전시에서는 김환기, 박수근, 구본웅, 박생광, 권진규, 오윤, 이인성, 오지호, 나혜석, 백남준, 천경자 등의 작품으로 구성돼 한국 근현대미술 역사의 숨결을 느껴볼 수 있다. 한국 근대와 현대를 대표하는 걸작들을 소개하는 지면을 9회에 걸쳐 마련한다. 전시를 보는 동선 순서로 소개한다. <편집자주>

 

박생광 作 청담스님
박생광 作 청담스님

박생광-강렬한 채색의 동양화미술계 파장

수묵화운동이 한창인 1980년대 초반, 무속과 불교를 소재로 한 500호 이상의 강렬한 채색화를 한국 미술계에 발표하며 큰 파장을 일으켰다.

이호재 회장에 따르면 박생광의 작품은 미술사에 있어 매우 높게 평가되지만 미술시장에서는 동양화, 한국화를 종이에 그렸다는 이유로 크게 주목받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미술가들 사이에선 작가의 작품이 훗날 재평가 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작품은 청담스님’, ‘무속’, ‘무속3점이 전시됐다. 대표적으로 청담스님을 살펴보면, 조계종 초대 총무원장을 지낸 청담스님을 그린 작품으로 박생광의 고등학교 동기이자 둘도 없는 친구였다. 박생광은 청담스님 영향을 받아 출가를 고민할 정도로 불교에 심취했고, 단청, 불화의 원색적인 표현에 매료됐다고 한다. 정면을 직시하는 스님과 호랑이가 함께 배치돼 부처의 제자인 나한상을 연상시키는 동시에 스님 주변에 보살, 사천왕 등 불교의 여러 모티브가 표현돼 박생광이 평소 불화에 매료됐음을 보여주고 있다.

그의 작품에는 청, , , , 흑 등 오방색이 거침없이 표현됐고 모든 사물의 윤곽선을 붉은 색으로 그어 영험하면서도 섬뜩한 굿판의 현장을 표현했다.

 

김은호 作 승무
김은호 作 승무

김은호-일본화 사생주의 한국서 펼쳐

일본화의 사생주의를 받아들인 작가다. 전시작은 승무’. 1915조선미술협회전에 출품한 승무이후 꾸준히 제작됐던 연작 중 하나다. 1943년 발표한 승무를 모본으로 제작한 것으로 모본 외 총 2점이 더 그려졌는데 그 중 하나이다. 모본은 현재 소실됐다. 작가의 다른 승무와는 달리 호전적인 얼굴로 환한 미소를 머금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정교하고 섬세한 의상, 생동적 인물의 표정, 승무의 화려함과 춤의 동적 조형성이 잘 표현됐다.

 

장우성 作 춤추는 유인원
장우성 作 춤추는 유인원

장우성-현실 풍자 문인화추악한 인간 빗대

1960년대 먹과 담채를 활용한 전통 문인화의 형식을 빌려 현실을 비판하고 은유하는 풍자화를 많이 그렸던 작가다. 특히 침팬지를 이용해 인간의 추악함과 야만성을 비판하거나 인간 세태의 혼란스러움을 표현했다.

전시된 작품도 춤추는 유인원이다. 작가가 내놓지 않으려는 걸 이호재 회장이 간곡히 부탁해 구한 작품이기도 하다.

손가락으로 V자를 그리며 놀란표정으로 우스꽝스런 몸짓을 하고 있는 침팬지의 초상화다.

 

김기창 作 농악
김기창 作 농악

김기창-비정형 추상세계 지향직선 면분활 특징’

김은호의 문하에 들어가 한국화를 배운 김기창은 스승의 영향으로 사실적인 묘사의 채색화를 주로 그렸다. 그러다 비정형의 추상세계를 지향하게 된다. 전시작으로는 '농악' 1점이다. 인물들의 형태가 직선으로 면분할 돼 단순화되고 생략됨으로써 굵고 검은 필획들이 두드러졌고, 결과적으로 김기창이 의도한 격동적인 움직임과 흥겨운 감정이 부각되고 있다.

또 다소 단조로움 선묘 대신 장구의 여러 색조와 배경의 원색들로 화면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박래현 作
박래현 作

박래현-새로운 조형실험한국화 신경지 개척

평안남도 출신인 박래현은 남편인 운보 김기창과 함께 전통 동양화를 타파하고 새로운 조형실험을 거듭하며 한국화의 신경지를 개척했다.

1960년대 들어서 활동 영역을 해외로 넓혀나가기 시작했고 이전 시기부터 추구하던 동양화의 추상화를 본격적으로 시도하는 가운데 사물의 형상성을 완전히 배제하는 방식에 도달했다. 전시작 작품 16’에서는 맷방석의 줄타래나 엽전꾸러미를 연상시키는 길다란 색띠들은 둥글게, 혹은 길게 가로누우며 화면을 구성한다.

 

황창배 作 자유
황창배 作 자유

황창배-다양한 재료 사용해 파격 시도

예술은 무법이란 신념을 바탕으로 아크릴과 유화물감 뿐 아니라 연탄재, 흑연가루 등 폭넓은 재료를 사용해 한국화의 파격을 시도했던 작가다. ‘룸살롱’, ‘무제등의 작품에서는 시대적 상황을 담은 것으로 시대풍정화라는 장르를 확립했다. 전시작인 자유1989년도에 완성한 것으로 아크릴로 그린 초창기의 숨은 그림이다. 그의 숨은 그림은 아크릴 물감을 사용하면서 점차 여백은 사라지고 형태는 기하학으로 변형된, 비구상의 색면 추상으로 전환됐다.

 

중광 스님 作
중광 스님 作

중광 스님-독보적 필체·형상·언어 독창적

걸레 스님으로 불렸던 제주도 출신 작가인 중광 스님. 한국 미술사에서 그의 작품을 재조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중학교 밖에 나오지 않았지만 시서화 삼절(三絶)‘로 인정받는다. 특히 서예에 있어서는 양손으로 자유자재로 글을 써내려갈 만큼 달통했다. 살아있을 때는 본인이 직접 쓴 글들을 나눠주기도 했다. 가나아트재단에 따르면 작품소장자 대부분은 스님에게 직접 선물 받았다. 도자에 능했을 뿐 아니라 '예수'를 그려 김수환 추기경에게 선물했을 정도로 종교계도 뛰어넘은 예술가로 평가되고 있다.

전시 작품으로는 병풍, 유채화, 도자기 연작 등이다. 병풍은 중광이 즐겨 그렸던 8폭의 무학팔곡병중의 하나다. 일피휘지로 그린 춤추는 학은 그의 선화에서도 독보적일 만큼 필체와 형상, 언어가 매우 독착적이고 간결하다. 유채화에서는 천진난만한 그의 정신이 돋보인다.

도자기 연작에서는 중광이 자주 그렸던 선화를 그대로 덧칠한 걸 살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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