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목 금하던 금산(禁山)서 난대림의 금산(錦山) 있는 곳
방사된 두점박이사슴벌레가 '납읍 사랑가' 부르는 마을
두점박이사슴벌레*/문순자
툭하면 불이 났다, 설촌 그 당시에도
마을에서 내다보면 촛불 켜든 금악봉
저들은 방사탑 대신 나무를 심었단다
번성하라, 번성하라, 지명에도 읍(邑)자를 넣은
중산간마을 납읍리(納邑里), 넉살도 그렇지만
이 고장 이 학교 출신, 내게 준 인연도 그렇고
금이 간 제기에도 길 하나 묻어난다.
한쪽 가슴엔 마을 내력, 또 한 쪽엔 학교 내력
포제단 사슴벌레엔 점 두 개가 박혀있다
금산공원 한 귀퉁이, 누가 나를 방사했나
배~ 하면 조아리고, 흥~ 하면 일어서서
사슴뿔 철컥거리며 불빛 찾아 나선다
*두점박이사슴벌레: 한라산 일부지역에만 서식하는 환경부지정 멸종위기 1급 곤충. 국내 최초로 인공증식에 성공하여 2006년 8월9일 제주시 금산공원에 10개체를 방사했다.
숲이 반긴다. 큰 나무 둥치마다 콩짜개란 등 여러 줄기 식물을 품은 본보기의 장 같다. 마애명이 사라진 송석대의 노송 두 그루가 굽어본다.
애월읍 납읍리의 금산공원 난장으로 시놀이팀의 낭독공연으로 시작한다.
1946년 사장터에 초등학교 신축 시 재목이 부족하자 금산의 황송 등이 벌채된다.
4·3사건으로 고향을 떠나 인근의 애월, 고내, 곽지 등 소개(疏開) 후 귀향, 댁거리 줄불 화재인 가옥 일곱 채의 전소로 민심 흉흉해지자 나무 보호와 재해도 막는 등의 조림사업으로 방목, 벌목도 금하던 금산(禁山)을 난대림으로 수려하게 재탄생시켜 금산(錦山)이다.
황경수 제주대 행정학과 교수의 첫 참가 인사다. “시간강사 시절, 밴드부한다고 욕하던 동료 교수들이 지금은 다들 부러워하니 현재를 즐긴다….” 다루는 악기 종류만큼이나 퍼낼 연주, 코믹한 해설이 무궁무진해 보인다. 플룻 연주로 ‘Yesterday’, 즉흥 노래로 ‘You Raise Me Up’, 앨토 호른으로 ‘Nella Fantasia’, 소프라노 섹소폰으로 ‘너에게로 또다시’ 연주에 절로 흥이 묻어온다.
서란영의 팬플룻 연주로 ‘Edelweiss’, 오카리나로 ‘Love is Blue’, 팬플룻으로 ‘The Poet And I’ 연주로 시원한 바람을 실어 나른다.
문순자의 시조 ‘두점박이사슴벌레’를 낭송하는 김정희다. ‘번성하라, 번성하라, 지명에도 읍(邑)자를 넣은/중산간마을 납읍리(納邑里), 넉살도 그렇지만/이 고장 이 학교 출신, 내게 준 인연도 그렇고’ 중산간 마을 지명에다 읍(邑)도 아닌데 납읍리(納邑里)로 정하게 된 품새부터 양반마을 배우자를 택한 사유까지 녹아있다. 방사된 두점박이사슴벌레를 통해 마을 내력마저 꿰찬 촉수의 오롯한 ‘납읍 사랑가’다.
*금산공원 바람난장 2부에서 계속됩니다.
글=고해자
사진·동영상=채명섭
연주=황경수, 전병규와 현희순, 서란영
시낭송=김정희와 시놀이
사회=정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