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인은 관광사업에서 우선적 영업권이 있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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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수, ㈜MD헬스케어 상임고문/논설위원

여행자의 눈으로 본 제주는 이상하다.

일본이나 유럽 등지의 여행지를 가보면 카페나 음식점, 선물 가게 등의 주인은 거의 다 그 지역에서 오래 살고 있는 현지인이다. 그래서 그들은 조상 잘 만난 덕에 그 곳에 살며, 자자손손 가업으로 이어가며 잔잔한 미소를 지어가며 산다. 그런데 요즘 제주의 해변가에 들어서 있는 카페나 음식점의 주인들은 거의 최근 몇 년 사이에 제주로 이주해온 외지인들이 차지하고 있다. 이상한 일이다.

투자자의 입장에서 보아도 이상한 점이 있다.

지난 보름간 우연히 제주도청 홈페이지를 방문하게 되었고, 거기서 제주에 관한 여러가지 통계수치를 접할 수 있었다.

제주 경제는 지난 수년 동안 규모면에서 눈부신 성장을 했다. 2016년 지역내 총생산(GRDP)은17조억원 규모로 2010년 대비 6조 정도 늘어났다. 전국 평균보다 훨씬 높은 경제 성장률을 보인 셈이다

그러나 이러한 경제 규모의 확대에도 불구하고, 지역 주민들의 소득은 여전히 전국 평균 이하로 중·하위권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역 경제 규모와 성장세를 봤을 때는 초호황세인데, 정작 중요한 제주 지역 주민들의 경제적 삶은 크게 개선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온 섬이 북적거릴 정도로 ‘관광 제주’에 온 관광객 수가 2010년 대비 700만명 정도 늘어난 1500만명 수준으로 늘어났고. ‘제주 붐’이 일 정도로 육지에서 볼 땐 제주도민이 다 부자가 된 것으로 생각하는 인식에 비하면, 훨씬 기대에 못 미치는 결과이다.

물론 최근 몇 년 동안 제주 부동산 가격은 폭등하면서, 주민들의 자산가치가 크게 상승하였다. 여행·관광업으로 먹고 사는 세계 주요 도시들이 자산 가치 상승으로 인하여 경제가 활성화되는 ‘자산 효과’가 커서, 중요한 경제 성과로 평가할 수도 있다. 그러나 자산가치가 늘어나더라도 주민들이 소득이 올라가지 않는다면 부채만 늘어날 수밖에 없고, 결국 제주인의 자산 매각은 더욱 가속화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평균적인 제주인이 이처럼 우호적인 경제 환경 하에서도 돈을 벌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결론부터 말하면, 이 땅에 오랫동안 살아온 제주도민은 관광사업 분야에서 ‘원천적, 우선적인 영업권’을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사업 초기부터 무한 경쟁에 노출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공공부문이 제주도민이 경쟁력을 갖출수 있도록 더 도와줘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제주도에서 관광 사업이란 청정 제주의 환경자원을 바탕으로 한다. 그렇다면 이와 관련한 모든 사업의 ‘영업권’은 그 지역에서 태어나서 자라고 살며, 어찌 되었든 간에, 현재의 관광 여건을 유지·보존 해온 현지 주민들에게 ‘원천적, 우선적’으로 주어져야 하지 않을까?

그래서 해외 오래된 여행지를 가보면 식당이나 가게들 대다수가 그 지역에서 뿌리내려 살아온 사람들이 운영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그동안 행정적으로 제주로 갓 이주한 외지인들에게 관광 관련 영업을 제한하기는 어려움이 있었을 거고, 새로 유입된 제주인들이 제주의 가치를 새로 높이며 여행객들을 불러 모은 것도 인정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관광 사업에서 제주인이 당연히 갖고 있어야할 경쟁력을 획기적으로 높이고,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을 궁리해야 한다. 그것이 제주인의 경제적 삶을 높이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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