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관광을 실천하려는 선흘 동백동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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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어리스티피케이션(Touristification)’은 삶의 공간인 주거지역이나 마을이 관광명소로 변하면서 소음과 쓰레기, 주차 문제 등으로 거주민들이 떠나는 것을 말한다. 서울 북촌 한옥마을 등에서 발생하고 있으며, 어느 벽화마을은 주민들이 직접 벽화를 지워버리기도 했다.

이런 점에서 동백동산으로 유명한 제주시 조천읍 선흘리에 세인의 눈길이 쏠리고 있다. 생태관광을 통해 투어리스티피케이션을 극복할 수 있다는 사례를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들어 지난 6월까지 이 곳을 찾은 관광객은 2만2000여 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5% 늘었다. 관광객 증가 효과는 여러 부문에 걸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마을 공동수입원이라 할 수 있는 각종 체험과 장터 매출액이 늘었으며, 한때 18명으로 폐교 위기에 처했던 분교장의 학생 수는 70여 명으로 증가했다.

이 과정에는 마을 주민들의 장기간에 걸친 각고의 노력이 컸다. 동백동산의 보전과 주민의 행복, 지속 가능한 마을공동체 발전 등을 화두로 내걸고 서로의 머리를 맞댔다. 생태전문가, 행정도 참여해 협치에 나섰다. 최근에는 동백동산의 참모습과 보호 의지를 담은 ‘동백동산에서 습지와 마주하다’를 발간해 호평을 받기도 했다.

이에 힘입어 마을과 동백동산은 람사르습지(2011년), 환경부 생태관광마을(2013년) 등으로 지정됐다. 지난해는 국내 최초로 ‘람사르습지 도시’ 후보 도시로 선정했다. 최종 선정은 오는 10월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열리는 제13차 람사르협약 당사국 총회에서 최종 결정된다. 람사르습지 도시로 인증되면 명실상부한 국제적인 생태도시로서의 위상을 갖추게 된다.

그래도 생태관광에서 주(主)는 어디까지나 ‘생태’이기에, 지속가능성을 퇴색시키지 말아야 한다. 천혜의 자연자원인 동백동산과 습지 보호에 긴장의 끈을 늦춰서는 안 되는 이유다. 이 점에선 주민들이 원탁회의를 통해 모든 사안을 꼼꼼히 점검하고 의논하고 있다고 하니 다행이다. 이런 의지가 쭉 이어졌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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