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출범한 제주영상·문화산업진흥원(원장 김영훈)이 개점휴업 상태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위원장 고현수, 더불어민주당·비례대표)는 31일 추경예산안 심사에서 이 문제를 집중 질타했다.
예결위에 따르면 올해 제주도가 제주영상·문화산업진흥원에 지급된 예산은 총 38억4000만원에 이르고 있다. 그런데 올해 6월까지 집행된 예산은 2.72%(1억368만원)에 그치고 있다.
영상·문화산업진흥원은 본예산의 97%를 집행하지 못한 상황에서 올해 1회 추경에 애니아일랜드조성사업 1억5000만원을 요청했다. 이에 해당 상임위는 1억원을 삭감했다.
안창남 의원(무소속·제주시 삼양·봉개동)은 “올 상반기에 전체 사업예산의 2.7%만 집행한 것은 정상적인 운영이 아니”라며 “200억원을 투입해 설치한 아시아CGI애니메이션센터와 영상위원회를 흡수해 출범한 영상·문화산업진흥원은 일을 하지 않고 봉급만 받고 있다”고 질타했다.
안 의원은 또 “팀장급 등 정규직 직원을 선거가 끝나서 채용한 것은 선거 공신으로 뽑으려고 한 게 아니냐”고 비판했다.
정민구 의원(더불어민주당·제주시 삼도1·2동)도 “지난 3월 출범했는데 그동안 팀장 공고도 내지 않는 등 일을 안 하려고 했다”며 “원장은 제대로 출근했는지 확인해 보겠다”고 지적했다.
이에 김홍두 도 문화체육대외협력국장은 “문화진흥원은 사업 성격 상 관련 사업자와 전문가들의 공모를 통해 사업이 진행된다”며 “오는 9월이 지나면 공모사업의 70%가 진행될 것”이라고 답변했다.
한편 안창남 의원은 도립미술관이 7억원을 투입해 알뜨르비행장에 중국 대표 조각가인 우웨이산의 조각품으로 높이 12m의 ‘가파인망(家破人亡:가정은 파괴되고 사람은 죽어간다)’을 설치하기로 했으나 1년간 작가를 초청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우웨이산은 난징대학살기념관에 작품을 설치한 조각가이자 정치국 상무위원이지만 사드 여파 등 한중 관계가 회복되지 않으면서 제주에 오지 못하고 있다.
김준기 제주도립미술관장은 “중국 외교부를 통해 초청장을 보냈지만 한중 관계 여파로 전달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