곶자왈에 펼쳐진 풀빛이 가슴을 흔드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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⑪금산공원
(下) 후박·생달·종가시 나무 등 200여 종 향기 내뿜어
공원 속 풍류 즐기던 송석대 '우뚝'
언제 찾아가도 질리지 않는 울창한 숲속서
바람난장 가족들 마음을 치유하다
유창훈 作, 금산공원.
유창훈 作, 금산공원.

애월에서/이대흠

당신의 발길이 끊어지면서부터 달의 빛나지 않는 부분을 오래 보

는 버릇이 생겼습니다 무른 마음은 초롬한 꽃만 보아도 시려옵니다

마음 그림자 같은 달의 표면에는 얼마나 많은 그리움의 발자국이 있

을까요

 

파도는 제 몸의 마려움을 밀어내며 먼 곳에서 왔습니다 항구에는

지친 배들이 서로의 몸을 빌려 울어댑니다 살 그리운 몸은 불 단 노

래기처럼 안으로만 파고듭니다

 

아무리 날카로운 불빛도 물에 발을 들여 놓으면 초가집 모서리처

럼 순해집니다 먼 곳에서 온 달빛이 물을 만나 문자가 됩니다 가장

깊이 기록되는 달의 문장을 어둠에 눅은 나는 읽을 수 없습니다

 

달의 난간에 마음을 두고 오늘도 마음 밖을 다니는 발걸음만 분주

합니다

 

궁중음악 대금 전공자인 전병규 소금연주가와 현희순 신디사이저 연주가가 함께 어우러져 ‘귀소’와 제주 사라봉의 노을을 보며 지은 자작곡 ‘노을’, ‘한오백년’, ‘뱃놀이’를 들려줬다. 시원한 숲속에 맑은 연주와 함께 새와 자연의 소리가 청아하게 울려퍼진다.
궁중음악 대금 전공자인 전병규 소금연주가와 현희순 신디사이저 연주가가 함께 어우러져 ‘귀소’와 제주 사라봉의 노을을 보며 지은 자작곡 ‘노을’, ‘한오백년’, ‘뱃놀이’를 들려줬다. 시원한 숲속에 맑은 연주와 함께 새와 자연의 소리가 청아하게 울려퍼진다.

금산공원의 후박나무, 생달나무, 종가시나무, 200여종이 오종종 서서 내뿜는 향기가 코끝을 스친다. 까닭 없이 흔드는 나뭇잎 한 장이 없듯, 숲과 더불어 숨결을 고른다.

선인들이 풍류를 즐기던 송석대와 인상정의 중간쯤에서 난장팀도 시공을 넘나든다.

당신의 발길이 끊어지면서부터 달의 빛나지 않는 부분을 오래 보는 버릇이 생겼습니다/무른 마음은 초롬한 꽃만 보아도 시려옵니다/마음 그림자 같은 달의 표면에는 얼마나 많은 그리움의 발자국이 있을까요’, ‘애월에서이대흠의 시를 김정희 시놀이팀이 합송한다. 네 명의 음색이 제각각인데 한길로 이르는 것은 이곳 숲과 빼닮아있다. ‘마음 그림자 같던 그리움의 발자국들 모여서 일군 곶자왈의 저력, 이 마을의 묵혀둔 일기장을 펼쳐든 듯 설렌다.

 

바람난장 가족들이 뱃놀이 연주에 맞춰 한마리 새와 같이 춤을 추고 있다.
바람난장 가족들이 뱃놀이 연주에 맞춰 한마리 새와 같이 춤을 추고 있다.

궁중음악 대금 전공자인 전병규 연주자로부터 예는 틈으로, 중심이 잘 잡혀야 악도 균형이 잡혀 조화롭다.”는 정신에 끄덕이게 된다. 소금 연주로 귀소와 제주 사라봉의 저녁노을을 보며 지은 자작곡 노을’, 앵콜이 있든 없든 한오백년’, ‘뱃놀이까지 짝꿍인 현희순 신디사이저 연주자와 나아간단다. ‘뱃놀이곡의 어기야 디여어차, 어기야 디여어어기여차 뱃놀이 가잔다대목은 난장팀의 몫으로 중독성 있는 후렴구를 웅숭깊은 숲 바람물결 위로 싣고 여하히 뱃놀이도 즐긴다. ‘넬라판타지아감상은 덤이다.

울창한 숲은 아무리 봐도 질리지 않는다. 드문드문 내려앉은 새똥 얼룩조차 정겨운 곳, 건강한 숲을 찾아 난장 펼친 주위로 숲의 뜻 다시금 매만진다. 후박나무에 앉았다 달려오는 상큼한 바람 한줄기도 행복유산이다.

 

흰 무명천에 바람난장 가족들이 본인들의 소원을 적어 넣었다. 금산공원의 숲과 숨결이 서려있는 소원지가 어느새 그들의 바람으로 가득 채워졌다.
흰 무명천에 바람난장 가족들이 본인들의 소원을 적어 넣었다. 금산공원의 숲과 숨결이 서려있는 소원지가 어느새 그들의 바람으로 가득 채워졌다.

=고해자

그림=유창훈

사진·동영상=채명섭

연주=황경수·전병규와 현희순서란영

낭송=김정희 시놀이팀

사회=정민자

음악감독=이상철

다음 바람난장은 84일 오전 10시에 방선문에서 진행됩니다.

예술나무심기 프로젝트에 도민 여러분들의 후원과 참여를 기다립니다. 예술나무심기는 문화예술의 향기를 전도에 퍼뜨리고, 무분별한 개발로 훼손된 환경을 보존하기 위해 바람난장이 마련한 프로젝트입니다. 제주의 환경과 생태가 안정화되는 날까지 나무심기는 계속됩니다.

 

건강한 숲인 금산공원을 찾은 바람난장 가족들. 옹기종기 모여있는 이들에게 숲이 ‘환영한다’고 속삭이는 듯 하다.
건강한 숲인 금산공원을 찾은 바람난장 가족들. 옹기종기 모여있는 이들에게 숲이 ‘환영한다’고 속삭이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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