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컨 전성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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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성중 논설위원

에어컨의 정식 명칭은 공기조화기다. 실내온도를 낮추거나 쾌적한 상태로 유지하는 데 쓰이기에 냉방장치라고도 부른다.

그 원리는 액체가 증발할 때 주변 열을 빼앗는 성질을 이용한 것이다. 더운 여름날 바닥에 물을 뿌리면 시원해지는 것과 같은 이치다. 온도와 습도 조절이 가능한 제품이어서 여름철 필수품이 되고 있다.

최초의 에어컨은 1902년 미국 공학기술자 윌리스 캐리어가 발명했다. 인쇄공장에서 일하면서 여름철 잉크 번짐을 막기 위해 온도와 습도 조절장치를 고안한 것이다.

아인슈타인이 특수상대성이론을 발표한 게 1905년인 걸 감안하면 에어컨은 과학이 비약적으로 발전하던 시기에 등장한 걸 알 수 있다. 캐리어는 자신의 이름을 딴 회사를 설립한 뒤 그야말로 대박을 냈다.

▲1915년부터 본격 생산된 에어컨은 인류에게 여름을 선사했다. 초기에는 미국 영화산업 부흥을 도왔다. 에어컨 덕택에 사람들은 한여름에도 극장에 갈 수 있었다.

이어 의회의사당과 백악관 등에 에어컨이 설치됐고, 1930년대엔 비행기와 자동차에도 냉방장치가 도입됐다. 1950년대 에어컨이 소형화되면서 미국 가정에 두루 보급되기 시작했다.

게다가 더운 지방의 대도시 형성에도 에어컨 역할이 지대했다. 라스베이거스, 두바이, 홍콩, 리우데자네이루 등의 도시를 일궜다. 에어컨이 공기뿐 아니라 사람까지 순환시키는 셈이다.

싱가포르의 국부 리콴유는 에어컨을 20세기 최고의 발명품으로 꼽았다. 낮잠이 일상인 동남아인들의 게으른 품성을 고친 이기(利器)라고 예찬했다고 한다.

▲올여름 기록적인 폭염이 이어지면서 에어컨 판매도 신기록을 깰 것이라 한다. 가전업계에 따르면 올 국내 에어컨 판매 대수는 260만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됐다.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던 지난해 판매량 250만대를 넘어서는 수치다.

통상 에어컨 경기는 2년 주기로 정점을 찍는데 올해는 폭염으로 작년에 이어 연달아 초호황기를 맞은 것이다.

하지만 에어컨은 비싼 전기료 탓에 켤 수도 안 켤 수도 없다. 전기료 고지서를 생각하면 에어컨 틀기가 겁나는 이들이 많아 그런 거다.

급기야 어제 이낙연 총리가 전기요금을 제한적으로 내릴 수 있는지 여부를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올여름 폭염이 만만치 않다 보니 국정책임자 입에서 이런 말이 나오는 일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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