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다고 소리치지 않는다 속살일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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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숲에 하얀 사슴이/정희원

꺼내어 버릴 수만 있다면/두레박으로 우물 길어 올리듯/쉬운 일이라면/이 자리에서/바로 다 꺼내어 시궁창에 버리고/곧바로 주인님 들어오시라 하고 싶지만//.’(불면의 밤)

정희원 작가가 저 숲에 하얀 사슴이를 발간했다. 어렵지 않은 말로 이웃에게 편안히 이야기하고 있다.

소소한 사물을 통해 제주의 아픔과 삶의 애환을 녹여 내는 시인의 시편들을 만날 수 있다.

시집은 제주의 아픔을 여실히 드러내지는 않는다. 풍경에 조각조각 이어 붙여 지나한 역사들을 분출하지 않고 속삭이듯 얘기한다. ‘나 아프다고 소리치기 보단 가슴에 찡하게 은결든다는 표현처럼 조용히 속살을 들추어 본다.

시집에는 시인의 인생도 간결하게 표현돼 있다. 올망졸망 가족과 함께 일궈낸 삶들은 소중한 기억이 되고 시상이 되기도 한다. 때로는 바쁘게 살아오며 놓쳤던 것들에 아쉬움을 시 속에 풀어내기도 했다.

오종문 시인은 시인은 상처투성이인 제주 땅이 가진 아픔을 치유의 언어로 시를 천착하면서 제주 땅의 숨결을 이어가고 있다제주 땅의 아픔이 켜켜히 묻어 있는 장소와 삶의 목숨 줄이었던 바다의 이야기, 그리고 중산간지대의 아픈 역사들이 그러하고 그가 체험하고 느끼고 기억되는 것이 시인의 시세계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고요아침 刊, 9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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