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과 인간의 경계선에서 풍류를 즐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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⑫방선문(上)
‘영구춘화’로 유명한 계곡…팔만대장경에도 기록 남겨져
자연과 화음 맞추고 시낭송 하니 신선놀음 따로 없어…
지난 4일 바람난장 가족들은 신선이 머문다는 방선문 계곡을 찾았다. 신을 만나려는 사람들의 영험한 기도처로 알려진 곳에서 예술난장을 펼쳤다. 김해곤 作 풍류.
지난 4일 바람난장 가족들은 신선이 머문다는 방선문 계곡을 찾았다. 신을 만나려는 사람들의 영험한 기도처로 알려진 곳에서 예술난장을 펼쳤다. 김해곤 作 풍류.

방선문(訪仙門) -양전형

 

청아한 물소리 가득하던 어느 봄날

님은

바람타고 예 와서 문을 여셨네

꽃나무들 울울창창 종다리 높이 뜨고

활활 봄을 벗기는 이 진달래꽃 보시라

 

은혜의 가슴 하늘로 펼치는 님이

아스라한 기억의 싱그러운 한천을

설마 잊으시랴

가드락거리는 이 속세

무수한 아둔함과 가여운 멍석잠들

지천에 넘치는 당신 품이 어찌 저버리시랴

 

오늘은 온 섬이 꽃잎 분분하더니

억겁 속 님은

작은 윤회의 나들목을 얼른 돌아와

열어두신 외문으로 다시 드셨네

숙연한 풍채 성큼 드셨네

 

한라산 정기 품은

술 한 잔에 시 한 수로

오라동 지존과 기개를 보듬어 주시네.

 

양전형 시인은 방선문을 두고 “이곳은 신과 인간의 경계”라고 설명했다.
양전형 시인은 방선문을 두고 “이곳은 신과 인간의 경계”라고 설명했다.

영구춘화!

영주 10경 중 제3경으로 봄날 방선문 계곡에 무리지어 피는 진달래, 영산홍, 철쭉 등 봄꽃이 장관이란 말이다.

이번 바람난장은 신선이 머문다는 그 방선문 계곡을 찾았다.

지난 1년 동안 53회 그리고 올해 들어 12번째 모두 합하면 65번째 바람난장이다. 이제 바람난장은 모든 예술은 하나로 통한다는 사실을 새삼스레 일깨우면서 우리나라 새로운 문화예술의 바람을 일으키는 진원지가 되고 있다.”는 오승철 바람난장 직전 대표의 오프닝멘트로 난장의 막을 열었다.

방선문축제위원장을 역임한 양전형 시인을 비롯하여 양금희 시인 오창래 시인 그리고 바람난장 회원 등 30여명이 자리를 함께 했다.

양전형 시인은 이곳은 신과 인간의 경계다. 신을 만나려는 사람들의 영험한 기도처다.

 

오보에 연주자 이관홍이 재즈 풍으로 ‘아일랜드 여인’, ‘하울의 움직이는 성 OST’를 연주했다.
오보에 연주자 이관홍이 재즈 풍으로 ‘아일랜드 여인’, ‘하울의 움직이는 성 OST’를 연주했다.

그리고 제주에 부임한 목사나 지방관리, 유배인들까지 이곳에서 풍류를 즐겼다. 방선문 곳곳에 그들이 남긴 마애명 訪仙門’ , ‘登瀛丘등을 비롯해 50여개의 마애명이 남아있다.

팔만대장경에도 구경 가세, 구경 가세, 방선문 구경 가세란 기록이 있다. 올봄 제15번째 축제가 열렸다.

하지만 영구춘화로 유명한 봄꽃들이 계곡 몇 군데만 남아 있어 제 이름값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현재 제주어보존회 회장답게 슬쩍슬쩍 제주어를 섞어가며 분위기를 띄운다. 복날이면 백록담에서 선녀들이 목욕하는 동안, 한라산 신선이 잠시 자리를 피해 이곳에 머물렀다는 전설도 들엄직이 곁들인다.

음악은 식물도 춤추게 한다. 어디 식물뿐이랴. 한국오카리나총연합 동부지부 숨비소리앙상블 채미선 외 오카리나 6중주 (김미경, 고미자, 한미원, 진인희, 최혜란)바위섬’, ‘뭉게구름’, ‘아리랑 2중주를 연주하자 저절로 어깨가 들썩인다. 매미와 새들도 간간이 화음을 맞춘다.

연극인 정민자씨가 양전형 시인의 시 방선문을 낭송한다. ‘청아한 물소리 가득하던 어느 봄날/님은/바람타고 예 와서 문을 여셨네/꽃나무들 울울창창 종다리 높이 뜨고/활활 봄을 벗기는 이 진달래꽃 보시라’ ‘영구춘화의 한 장면이 그림처럼 그려진다.

오보에 연주자 이관홍이 재즈 풍으로 아일랜드의 연인’, 하울의 움직이는 성 OST ‘인생의 회전목마’, 미션 OST ‘가브리엘 오보에를 연주했다. 이과수 폭포를 맨손으로 기어 올라간 가브리엘 신부가 오보에를 품에서 꺼내 연주하는 장면이 오버랩 된다. 오보에를 위한 곡이 가브리엘 오보에라면 그 곡에 가사를 붙인 게 넬라판타지아란다.

-하편에 계속

 

오카리나앙상블로 활동하는 ‘숨비소리앙상블’ 6중주의 연주가 바람난장 가족들의 어깨를 들썩이게 했다.
오카리나앙상블로 활동하는 ‘숨비소리앙상블’ 6중주의 연주가 바람난장 가족들의 어깨를 들썩이게 했다.

=문순자

그림=김해곤

사진=허영숙

영상=김성수

낭독·낭송=정민자

사회=김정희

음악1=황경수

음악2=이관홍

음악3=채미선 외(오카리나 6중주)

음악4=서란영

음악감독=이상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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