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폭염에 가뭄 장기화…제주 월동채소 전체 파장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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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근 생육 부진으로 다른 작물 전환 가능성
월동무 등 대체돼 과잉생산 따른 가격 하락 불가피
제주시 구좌읍지역 한 농민이 9일 당근이 파종된 밭에 물 공급을 하면서 근심어린 표정을 짓고 있다.
제주시 구좌읍지역 한 농민이 9일 당근이 파종된 밭에 물 공급을 하면서 근심어린 표정을 짓고 있다.

제주전역을 덮친 폭염으로 당근 등 농작물 파종에 비상이 걸린 가운데 가뭄이 장기화될 경우 월동작물 전반에 파장이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9일 가뭄피해가 심화되고 있는 제주시 구좌읍지역. 계속된 폭염과 가뭄으로 콩 등 농작물에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특히 당근 주산지인 구좌읍에는 한 달 가까이 비가 내리지 않아 농민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당근 파종 시기는 7월말부터 8월 중순이다. 늦어도 오는 15일에서 20일까지는 파종을 마무리해야 한다. 비가 내리지 않아 파종을 미뤄왔던 농가들은 결국 어쩔 수 없이 파종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구좌읍에서는 재배면적의 약 80%이상이 파종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하지만 지난달부터 비는커녕 폭염이 계속되면서 당근 씨가 제때 싹을 틔우지 못하고 있다. 더욱이 싹을 틔워도 불볕더위로 말라 죽을 수 있어 물을 공급하는 작업이 지속되고 있다.

문영언씨(55)스프링클러를 가동하면서 밤낮할 것 없이 물을 주고 있지만 농업용수가 부족해 이마저도 녹록지 않다고 말했다.

제주시 동부의 경우 농업용 관정이 부족한 데다 밭에 연결되는 관정 구경도 25로 좁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농민들은 마른하늘을 보며 비가 내리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김은섭 당근생산자협의회장은 파종을 하고 밭 300평당 물 20t을 적어도 두 번은 급수해야 하는 데 농업용수로는 감당할 수 없는 양이라며 앞으로 10일 내 최소 20이상 비가 내리지 않으면 당근 발아가 되지 않아 생산량 감소와 생육 불량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구좌읍 송당리 콩밭은 이미 가뭄 초기 증상이 나타나 생육 부진은 물론, 낙화 현상까지 발생하고 있다.

가뭄이 장기화될 경우 당근 재배 농가가 대체 작물로 전환하는 상황도 배제할 수 없다. 문제는 이렇게 될 경우 제주지역 월동작물 수급에 상당한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제주농협 관계자는 “이달 말까지 당근이 발아하지 않으면 당근 재배 농가는 결국 월동무와 쪽파 등 파종 시기가 다가온 대체 작물을 심을 수밖에 없다하지만 당근 재배 농가가 월동무 등을 대체 작물로 심을 경우 과잉생산에 따른 가격하락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올해 제주산 월동무 재배면적이 역대 최대 면적을 기록했던 지난해 6275보다도 1.4% 증가한 6363로 추정되는 상황이라며 당근 농사가 안되면 제주지역 월동채소 재배 농가가 전체적으로 피해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백나용 기자 nayong@je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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