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대책위원장으로 취임한 지 20여 일 지났다. 소회는.
▲자유한국당이 바뀔 수 있다는 생각이 더욱 커졌다. 처음 비대위원장을 맡을 때는 당이 바뀔 수 있을까 의문이 들었는데 지금에와서는 오히려 잘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있다. 경제 분야는 탈국가적으로 가고, 안보와 복지는 국가가 더 집중해서 해야 한다. 하지만 현 정부는 국가가 개입하지 말아야 할 부분에는 개입하고, 국가가 있어야 할 부분에는 보이지 않는다. 그런 부분에 대해 비판하고 대안을 정리해 나갈 것이다. 자신감이 붙는다.
-문재인 정부를 평가한다면.
▲부정적이다. 지금 한국사회에는 박정희 성장모델 이후 진보·보수 양쪽 다 새로운 성장모델이 없다. 현 정부의 소득주도성장도 국제노동기구가 해놓은 임금주도성장을 차용하고 있는 것 아닌가. 이것은 내수중심일때나 가능하지 수출주도형인 우리나라와는 맞지 않는다. 외교안보도 잘못됐다. 북한과의 평화를 이루는데는 대화와 타협, 그리고 단단한 국방력과 공동 제재 등이 필요한데, 지금은 전자에만 힘을 기울이고 있다. 전반적인 국정운영이 어긋났다.
-당내 계파 문제가 심각하다.
▲그것(계파)이 다 사라졌다고 하면 틀렸을 것이고 잠잠해졌을 것이다. 계파를 없애는 것 힘들다. 따라서 친박·친이·복당파 등등으로 싸울게 아니라 새로운 가치 논쟁을 통해 통합해야 한다. 무엇보다 공천시스템을 개선해야 한다. 공천권을 어떤 특정세력이 쥐게되면 또 계파가 생길 수밖에 없다. 이러한 시스템을 만드는데 주력할 것이다
-외부 인재 영입 계획은 있나.
▲영입시키고 싶은 사람들도 많다. 이제부터 한명 한명 만나려고 한다. 특히 청년들의 모임들이 많다. 이분들을 계속 만나면서 같이할 수 있는 명분과 공간을 만들려고 한다. 이분들에게 ‘국가를 이래서 되느냐, 새로운 성장 모델 만들자’고 설득할 것이다. 능력있고 의식있는 청년들의 영입이 필요하다.
-비대위원장의 권한에 다음 총선 공천권까지 있나.
▲비대위원장은 당대표로서 모든 권한을 다 갖는다. 다음 전당대회까지 권한 행사를 할 수 있다. 하지만 비대위 체제가 길어야 내년 2~3월까지라고 봤을 때 공천 권한은 없을 것이다.
-비대위원장으로서 중점적으로 할 역할은.
▲공천제도를 바꾸는 것이다. 지난 20대 총선에서 공천 문제가 지금의 한국당을 엉망으로 만들어 놓은 것 아닌가. 공천제도를 다음 당대표가 다시금 역류시키지 못하게 하는 것이 시급하다. 다만 그것은 국민이 지지하고 이해하는 공천제도를 만들어야 한다. 당내에 공천제도 소위원회 만들었다. 현실가능한 제도를 찾겠다.
-국회에서 개헌 논의가 다시 시작되고 있는데.
▲개헌의 필요성은 모두 느끼고 있다. 그러나 개헌은 정말 어려운 것이다. 왜냐하면 큰 틀에서 개헌은 공감하지만, 세부적으로 들어가면 이해관계가 다 달라지기 때문이다. 지방분권형 개헌으로 가야한다는데는 모두 동의하면서도, 권력구조로 가면 또 입장이 다르다. 따라서 서두르지 말고,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안을 찾아야 한다.
-지방분권에 대한 입장은 무엇인가.
▲중앙정부가 지나친 권한을 갖고 있다. 과감한 분권이 필요하다. 그런데 분권을 주장하는 사람들의 목소리가 약하다. 여기서 뛰어줘야 할 사람들은 시장·군수와 광역 및 기초의회이다. 가능한 지방에 많은 권한을 많이 줘야 한다. 분권이 이뤄지면 지방이 감당하지 못할 것이라는 지적도 있지만 ‘선분권 후보완’의 원칙이 있어야 한다. 기본적으로 권한과 권력을 주민 가까이 돌려줘야 한다.
-교육자치에 대한 입장은.
▲교육자치와 행정자치의 통합을 고민해야 한다. 궁극적으로 교육행정과 일반행정이 결합해야 한다. 교육감 직선제가 필요한지는 의문이라고 생각한다.
-기초단체장의 공천 폐지에 대한 견해는.
▲저는 기본적으로 정당참여주의자다. 정당이 선거를 하는 조직인데 선거에 관여를 못하면 말이 안 된다. 그러나 지금의 기초단체장 공천의 문제는 지역주의 때문이다. 특정 지역의 경우 공천 주면 무조건 당선된다. 수도권도 마찬가지다. 따라서 이 사안은 공천제도와 정치문화를 바꿔야 한다.
-선거구제 개편에 대한 요구가 많다.
▲현재 비대위 소위에서 다루고 있다. 이 역시 이해관계가 얽힌 복잡한 문제다. 개인적으로는 중대선거구제 되면 좋다고 본다. 또 연동형 비례대표제에 대해서도 긍정적이다. 국민들의 사표를 없애는 쪽으로 가야한다.
-차기 전당대회에 출마할 의사는 있나.
▲없다. 제가 나선다는게 말이 안된다. 비대위원장으로서의 역할을 마치면 제자리로 돌아갈 것이다.
한국지방신문협회 공동취재단=김재범 기자 kimjb@jeju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