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픈 몸을 이끌고 병원 이곳저곳을 전전
“앞날에 대한 두려움과 걱정으로 병상에서 희망 없는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지난 10일 제주시의 한 병원에 만난 고경만씨(59·가명)는 병상에 누워 허공만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었다.
만성간부전 등으로 인한 합병증을 앓고 있는 고씨는 간병인의 도움을 받아 어렵게 쇠잔한 몸을 곧추세웠지만 연신 가쁜 숨을 몰아쉬었다.
경만씨는 말을 한두 마디 할 때마다 낮게 잔기침을 했다.
경만씨는 1998년 가족과 함께 제주로 이주했다.
도내 건설현장 등에서 일하며 행복한 삶을 꿈꾸던 경만씨의 삶은 가족이 조각나면서 고통으로 변했다.
경만씨는 “돈을 벌겠다고 나간 아내의 귀가가 점점 늦어지고 결국에는 집에 안 들어오는 날도 있었다”며 “아내의 외도 이후 가족이 풍비박산나는 등 불행이 시작됐고 맨정신으로 버틸 수 없어 매일 술을 마셨다”고 말했다.
가족이 경만씨의 곁을 떠나면서 그에게 남은 것은 망가질 대로 망가진 몸과 마음뿐이다. 아픈 몸을 이끌고 병원 이곳저곳을 전전하고 있다.
경만씨는 “최근에는 거동이 힘들어질 정도로 건강이 악화됐다”며 “또 자녀의 친자 확인 소송까지 겹치는 등 매일 매일이 괴롭다”고 말하며 이내 눈물을 보였다.
또한 당장 집세를 낼 돈도 없는 등 극심한 경만씨는 생활고에 시달리고 있다.
경만씨는 “오늘까지 밀린 집세를 해결해주기로 집주인과 약속했지만 통장잔고는 바닥났다. 누군가 깊고 어두운 곳으로 날 무작정 끌고 들어가는 느낌이 들 때가 많다”며 “일을 해야 먹고 살 수 있지만 몸이 움직이질 않아 더욱 고통스럽다”고 말했다.
경만씨는 “남의 도움을 받지 않고도 혼자 거동할 수 있을 정도까지만 몸이 회복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고통스러운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는 경만씨에게는 도움의 손길이 절실한 상황이다.
후원 문의 대한적십자사 제주특별자치도지사 758-35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