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혼이 살아있는 제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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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명희 제주국학원장 논설위원

제주국학원에서 청소년 인성교육, 가족인성캠프, 외국인 한국 문화 체험교육 등이 있을 때 가장 인기 있는 장소는 언제나 제주역사문화공원의 위인 동상들이다. 국조 단군을 비롯해 국가의 창건과 부흥을 위해 힘쓴 왕과 장군들, 위기에 처한 나라를 위해 충성을 다한 여러 영웅과 열사의 동상들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으며 그 정신을 되새기기에 안성맞춤이기 때문이다.

2018년 광복절이 다가오고 있다. 해마다 돌아오는 광복절을 우리는 어떤 마음으로 어떻게 맞이하고 있는가? 일본 강점의 압제에서 해방된 그 날을 국경일로 지정한 것은 국가와 국민이 맺은 맹약과 같은 것이다. 뼈아픈 과거를 잊지 말고 보다 나은 오늘과 내일을 만들어 가자는 국가적인 역사 교육의 날이며, 국민의 행복을 다짐하는 약속의 날인 것이다. 제주국학원은 광복절 때마다 제주시청 광장 앞에서 태극기로 다양한 퍼포먼스를 펼치고, 폭압에도 굴하지 않는 독립운동 열사들의 뜨거운 항거 장면을 연극으로 연출해 도민들에게 ‘나라사랑’의 의미를 알려왔다.

진정한 역사교육은 혼이 느껴질 수 있어야 한다. 혼이 느껴지는 역사교육을 했을 때에야 애국심이 생긴다. 아무리 많은 지식을 전달한다 해도 인성을 기르지 못하는 교육, 양심과 애국심이 사라진 교육은 국적이 없는 교육이다.

이상하게도 우리 사회가 언제부터인지 애국심을 이야기하면 민족우월주의자나 보수주의자로 낙인을 찍는 분위기가 되어버렸다. 정부와 정치인들에 대한 불신으로 애국의 의미가 오염되었기 때문이다. 또한 외래사상과 종교로 사회가 분열되고 자본주의의 무한 경쟁에 시달리며 개개인이 정체성을 상실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한민족의 미래를 진정으로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애국심과 국가관을 심어주는 교육이 필요한 것을 안다. 양심을 잃고 애국심도 잃은 개인은 아무리 유능하다 해도 자신의 가정은 물론 사회와 국가, 나아가 지구촌 시대에 도움이 되는 인재가 결코 될 수 없기 때문이다.

진정한 광복은 국권뿐만 아니라 정신이 광복이 되어야 한다. 정신의 광복이란 우리의 정신문화를 지키고 보호하며 육성해 나가는 것이다. 제주도민헌장을 보면 제주도민은 탐라의 역사와 전통의 계승자로서 조상으로부터 물려받은 귀중한 자산을 소중히 지켜 나가는 사명의식을 갖는다고 했다. 이를 위해 고난의 삶을 이겨낸 조상의 얼을 이어받아 복지 낙원을 이룩하며, 전통문화를 바탕으로 새 문화를 꽃피우기 위하여 정성을 다할 것을 선언한다.

이처럼 제주도 정신에는 조상의 얼을 이어받고 전통문화를 계승하려는 뜻이 살아있다. 일상의 공동체적인 삶에서 실천해온 도둑, 대문, 거지가 없는 삼무정신이 그 대표적인 것이다.

삼무정신은 모두가 다 같이 잘 살고자 하는 상생과 화합의 정신이다. 평화의 정신, 홍익정신이다. 그 홍익정신이 바로 우리가 지키고 알려 나가야 할 우리의 정신문화인 국학이다. 애국심은 먼저 자기 자신에 대한 신뢰가 있어야 하며, 다음으로 국가에 대한 자부심과 긍지, 국가관이 바로 서야 생길 수 있다. 그러한 국가관이 국혼이다. 개인의 얼, 민족의 얼, 국가의 얼인 국혼을 깨우고 살리는 교육이 국학이 추구하는 참 교육이다.

광복절을 새로이 맞이하며 이제 제주도가 경제적 정치적으로뿐만 아니라 제주도에 내재된 문화적 철학적인 가치를 되살려 정신문화가 살아있는 자치도, 국혼이 살아있는 평화의 땅으로서 그 꿈이 실현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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