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5)冠脫島釣懷/虞韻(관탈도조회/우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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作詩 水巖 李昌俊(작시 수암 이창준)

蒼海遠嵬巖島孤 창해원외암도고 푸른 바다 저 멀리 홀로 선 바위섬/

粗嶄雄狀壓村夫 조참웅상압촌부 가파르고 거친 웅장한 모습 촌부를 압도하네/

水淸草鬱魚多息 수청초울어다식 맑은 물 우거진 해초에 많은 고기 서식하고/

徒備膾盤招我愉 도비회반초아유 회 한 쟁반 차린 꾼들 나를 부르니 유쾌하네/

冠脫由來奄想起 관탈유래엄상기 관탈도에 얽힌 유래 문득 떠오르더니/

浮生如露感虛無 부생여로감허무 이슬 같은 덧없는 인생 허무함을 느끼네/

務貪卽患虛心樂 무탐즉환허심락 탐하면 근심이요 마음 비우니 즐거움이라/

收釣大鯛歡喜呼 수조대조환희호 큰 도미 낚아 올려 기뻐 소리 지르네/

■주요어휘

=높을 외 =거칠 조 =가파를 참 =누를 압 =우거질 울 =부러워할 선 釣徒(조도)=낚시 꾼 =회 회 =즐거울 유 =문득 엄 浮生=덧없는 인생 =도미 조

■해설

오래전 새벽 430분경 도두항을 출발하여 관탈섬으로 약 한 시간 정도 항해했다. 낚시꾼이면 누구나 가고 싶어 하는 곳이라 나 역시 대어(大漁)의 꿈에 많이 부풀어 있었다. 낚시할 지점을 찾아 섬 주위를 한 바퀴 도는데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 세상에 이렇게 큰 바위가

상륙하여 낚시하는데 옆과는 다르게 대물이 낚이지 않았다. 지루하고 짜증이 난다. 저쪽의 조사님들이 회 한 접시 차려놓고 와서 한 잔하라고 나를 초대한다. 즐거웠다. 자연의 품에 안기면 누구라도 선해지고 온정을 느끼는 것 같다.

갑자기 이 섬에 얽힌 조선시대 유배(流配) 오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떠올랐다. 이 섬을 지나면서 탈관(脫冠=갓을 벗음)했다는 이야기다. 아쉬웠다. 공성신퇴(功成身退)를 모를 리 없건만, 이를 실행하기가 그리도 어렵단 말인가. 후회한 들 어찌할까. 월왕(越王) 구천(句踐)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가솔을 데리고 일엽편주(一葉片舟)에 몸을 싫어 은밀히 떠나가는 범상국(范相國)의 혜안(慧眼)이 부러워진다.

깨닫는 바 있어 마음을 비워 낚싯줄을 던졌더니 얼마 없어 강한 손맛을 느끼며 참돔 한 마리를 낚았다. 너무 좋아서 나도 모르게 환희의 소리를 지르고 말았다.

<해설 수암 이창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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