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신사회’ 조장하는 사기 범죄 심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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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상반기에만 제주지역에서 1913건의 사기 사건이 발생했다. 하루에 10건꼴이다. 이처럼 연일 사기·부패·범죄 소식을 접하다 보면 사람들은 실제보다 세상을 어둡게 보게 된다는 말이 있다. 이를 두고 정보의 가시성이라고 한다. 특히 사회를 떠들썩하게 하는 사건이 줄을 이으면 ‘그 지역은 oo 범죄 다발지역’으로 인식하기 쉽다.

최근 제주지역에서 사기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고 있는 점이 심상치 않다. 피해자들 대부분은 영세업자, 노약자 등 사회 취약계층이다. 농촌 지역에 홀로 사는 노인들은 자신을 독거노인 생활관리사라고 소개한 후 집안일을 도와주고 말벗이 되어주며 살갑게 접근한 40대 여성에게 속아 쌈짓돈을 뜯긴 후 속상해하고 있다.

도내 고물상과 음료수 도매상, 배터리 취급점을 운영하는 몇몇 영세업자들은 제주 해군기지에 복무 중인 해군부사관이라 사칭하며 폐배터리 처리와 군부대 납품을 도와주겠다는 이에게 속아 거액을 넘겨준 후 가슴앓이를 하고 있다. 이로 인한 피해업체만 6곳에 1억3000만원에 이른다.

이처럼 믿을 만한 사람에게 사기 피해를 본 사람의 경우 마음의 상처가 깊고 세상 자체를 불신하기 마련이다. 더욱이 다른 범죄 피해자와 달리 ‘내가 그 사람에게 속았다’는 자책감이 크다고 한다. 이 자책감이 지나치면 우울증에 따른 극단적 선택과 심지어 강력범죄에 손을 댈 수도 있다. 사기범죄를 강력범죄보다 가볍다고 여겨선 안 되는 이유다. 이런 점에서 범인 검거에 경찰의 분발을 촉구한다.

사기범죄는 경제위기 때 기승을 부린다. 경제적 사정이 좋으면 마음의 여유까지 생겨 남의 말에 혹하지 않지만, 경제적 강박감이 생기면 빠른 시간에 돈을 벌어야 한다는 조급증이 생긴다. 사기범죄는 이런 틈새를 파고드는 것이다. 더욱이 사기 피해는 뜯긴 돈의 회수도 쉽지 않다. 2016년의 경우 미회수율이 83.3%에 달하는 것을 봐도 알 수 있다.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선 개인도 금전거래에 있어선 묻고 따지고를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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