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에 노출된 그들이 위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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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빛에 달궈진 철근 등 공사자재...소규모 공사현장 휴식 공간 없어
낮 35도 넘어도 일하기 일쑤...대형 현장은 쉼터 제공하기도

폭염 속에서 일하고 있는 근로자
폭염 속에서 일하고 있는 근로자

제주지역에 장기간 불볕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는 가운데 대부분의 시간을 야외에서 보내야 하는 공사현장 노동자들이 폭염 피해에 고스란히 노출돼 있다.

그나마 대규모 공사현장의 경우 온열질환을 예방하기 위한 각종 조치가 취해지고 있지만 소규모 공사현장에서는 제대로 된 휴식조차 취하기 어려운 상태다.

14일 제주지역 낮 최고기온이 35도를 넘기는 폭염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제주시지역 모 원룸 공사현장에서는 작업이 한창 진행되고 있다.

현장 노동자들은 이글대는 폭염 아래에서 공사자재를 나르거나 철근을 연결하면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었다.

특히 해당 공사현장은 이제 막 기초를 다지고 건물을 올리고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노동자들은 햇빛을 피할 공간조차 없어 35도가 넘는 폭염 속에 고스란히 노출된 상황이었다.

현장에서 작업 중이던 김모씨(55)는 “날씨가 덥다고 해서 공사를 멈출 수는 없지 않느냐. 점심을 먹고 난 후 잠시 휴식을 취하는 정도”라며 “공기가 그리 넉넉하지 않다 보니 휴식시간을 오래 가질 수 없다. 탈진하지 않도록 물을 자주 마시는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폭염 속에서 근무하는 현장 노동자들을 위해 각종 조치를 취하고 있는 대규모 공사 현장과는 대조적이다.

 

공사현장 내 휴식처 모습.
공사현장 내 휴식처 모습.

제주시 노형동에 위치한 대형 오피스텔 공사현장의 경우 근로자들이 작업을 하는 구역마다 얼음물 등을 비치해 근로자들이 섭취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공사현장 곳곳에는 근로자들이 햇빛을 피해 휴식을 취할 수 있는 폭염휴식처를 만들어 제공하고 있다.

특히 해당 현장에서는 온열질환자 발생을 예방하기 위해 수시로 휴식시간을 가지며 근로자들의 건강상태를 확인하고 있다.

해당 공사현장 관리자는 “최근 폭염이 기승을 부리고 있는 만큼 노동자들의 건강관리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며 “매일 모든 공사현장을 대상으로 온열질환자가 발생했는지 여부 등을 본사에서 확인하고 있는 만큼 근로자 관리를 소홀히 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제주특별자치도에 따르면 13일까지 제주지역에서 발생한 온열질환자는 77명으로 이 중 80%인 62명이 공사현장과 같은 야외작업 중 발생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광주지방고용노동청 제주근로개선지원센터도 야외작업을 하고 있는 근로자들에게 충분한 휴식시간을 제공하도록 현장점검 등에 나서고 있지만 산업안전보건법상 위험요인에 폭염이 포함되지 않은데다 관련규정조차 없다 보니 단순 권고에 그치고 있는 실정이다.

근로개선지원센터 관계자는 “도내 공사현장과 야외작업장을 대상으로 폭염 관련 대비 지침을 전달했지만 소규모 현장일수록 이를 제대로 지키지 않는 경우가 많다”며 “수시로 현장 방문을 통해 그늘막 설치와 물·소금 비치, 휴식시간 제공 등을 점검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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