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생의 길 ‘소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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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양택. 전 탐라교육원장/수필가

장마가 일찍 물러간 탓일까, 연일 불볕더위가 맹위를 떨친다. 눈 뜨면 폭염이요 눈감으면 열대야다

가마솥더위가 한 달여 이어지고 있다. 사람의 체온을 훌쩍 넘겼으니, 가히 살인적인 더위다. 대지도 타들어 가고 농부의 마음도 새까맣게 타들어 간다

갑질의 행세에 속수무책이다. 이는 전 세계가 겪는 고통이다. 인간이 과학과 문명에만 급급한 나머지, 지구온난화에 대한 무관심이 불러 온 탓인지도 모른다

이런 가운데에서도 단비 같은 소식이 있다. 서울의 한 아파트 주민들이 십시일반 돈을 모아 경비실에 에어컨을 마련해 주었다. 경비원은 선풍기 하나로 무더위를 견뎌 내야 했을 텐데, 에어컨을 마련해 줘 사막에서 오아시스를 만난 기분이라며 활짝 웃는다.

요즘 상생이란 말을 많이 쓴다. 그러나 이 말은 쉬운 것 같지만 실천하기가 만만치 않다. 이를 실행하려면 마음부터 비우고 자신을 내려놓아야 하는데, 그게 어디 쉬운 일인가. 스스로 변해야 하고, 신뢰와 배려하는 마음까지 갖추어야 한다. 그것보다 중요한 것은 순수한 열린 마음이다. 그래서 상생이란 고도의 도덕적 가치를 품어야만 가능하다.

제주도교육청 이석문 교육감의 핵심 공약인 고교 무상급식 추진에 따른 사업비를 추경 예산안에 편성한 가운데 제주특별자치도가 교육청의 일방적 예산 편성에 수긍하기 어렵다며 지원할 의사가 없음을 내비쳤다. 교육청은 고교 무상급식 총사업비 68억 원 중 37억 원은 교육청이 부담하고, 나머지 31억 원은 도에서 지원 받기 위해 추가경정 예산안에 포함해 제주도의회에 제출했다. 그런데 제동이 걸렸다. 교육청이 공식적 내부 절차나 협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편성한데 대해 질타가 쏟아졌다. 결국 자체 예산으로 후반기 무상급식을 실시하기로 결정했다고 한다. 소통의 부재에서 온 결과다.

우리 사회에서 소통의 부족으로 빚어지는 일들이 비일비재하다. 오는 10월 제주해군기지 일대에서 30여 개 국 해군참모총장급 대표단과 외국 함정이 참여한 가운데 국제관함식이 열린다. 그런데 국제관함식 개최 수용 여부를 묻는 주민투표에서 가결이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반대 주민들은 원천무효라고 주장하고 있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기업들은 못 살겠다 아우성이다. 노사관계의 갈등, 남북의 비핵화 문제들도 그런 맥락이다.

얼마 전 제주웰컴센터에서 제주가 주관한 제주아카데미에 출연한 고학찬 예술의 전당 사장은 소통은 문화와 예술에서 그 해답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특히 음악은 세계를 초월해 모든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매개체며, 과거와 현재 미래를 아우르고, 동식물까지 감동시키는 원천적 힘이 있다. 음악은 서로 다른 목소리가 한데 어우러져 하모니를 이루거나, 수많은 악기들이 한 소리를 낼 때에 가장 아름답다. 이것이 소통이요 더불어 사는 길이라 했다

상생과 소통은 불가분의 관계다. 상생하려면 소통이 이루어져야 하고, 소통이  형성될 때 상생할 수가 있는 것이다.

부부가 행복한 가정을 이루는 길은 서로 다른 것을 인정하는 선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한다

우리가 상생하는 길 또한 소통하는 것에서부터 그 실마리를 풀어가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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