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전을 피해 제주로 온 예멘 난민신청자들을 위한 공동숙소가 마련됐다.

예멘에서 13년간 선교사로 활동했던 박준범 선교사 등 기독교인 8명으로 구성된 ‘예멘 난민을 위한 사마리안 행동’은 최근 제주시 애월읍에 위치한 펜션 3개 동을 빌려 예멘인들에게 거처로 제공하고 있다.

이들은 이곳을 이름을 ‘사마리안 하우스’라고 지었다. 최대 80∼100명을 수용할 수 있으며, 공동식당도 준비됐다.

15일 현재 이곳에는 예멘 난민신청자 20여 명이 함께 생활하고 있으며, 입주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7월 말 현재 제주에 체류 중인 예멘인은 466명으로 추산되고 있다.

예멘 난민신청자들은 난민 심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도내 곳곳에 흩어져 생활하고 있다.

200여 명이 도내 농수축산업과 요식업 등에서 일하고 있다. 취업한 예멘인들은 대부분은 숙식을 제공받으며 생활하고 있다.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예멘인들은 숙박업소나 시민사회단체가 마련한 시설, 개인이 제공하는 가정집에서 지내고 있지만 수용에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많은 예멘인들이 체류 비용을 소진한 상황으로, 이들은 생활고에 시달리고 있다.

난민 심사 결과에 따라 예멘인들은 난민 인정, 인도적 체류자 분류, 출국 등의 기로에 선다.

난민 지위를 인정받지 못하면 2차로 법무부에 30일 이내에 이의신청을 할 수 있다.

난민 신청자들이 심사결과에 불복해 행정소송까지 갈 경우 체류 기간은 기한을 장담할 수 없을 정도로 길어진다.

박 선교사는 사마리안 하우스가 예멘인들의 생활고를 덜어주고 좀 더 안정된 삶을 사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와 함께 공동숙소에서는 한국어 수업 등 예멘인들의 한국사회 적응을 돕기 위한 교육이 진행되고 있다. 타지방 대학교와 연계해 화상 교육도 계획돼 있다.

이와 관련 박 선교사는 “난민 신청자들에 대한 기간별, 단계별 관리가 필요하다. 이들에게는 도움이 절실하다”며 “난민신청자들의 정신적 상처를 치유하기 위한 프로그램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홍의석 기자 honges@je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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