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불어오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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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섭 편집위원

‘바람이 불어오는 곳/ 그곳으로 가네/ 그대의 머릿결 같은 나무 아래로/ 덜컹이는 기차에 기대어/ 너에게 편지를 쓴다/ 꿈에 보았던 길 그 길에 서있네/…/ 바람이 불어오는 곳/ 그곳으로 가네/ 바람에 내 몸 맡기고/ 그곳으로 가네/ 출렁이는 파도에 흔들려도…’

가수 김광석의 ‘바람이 불어오는 곳’이라는 노래다.

가사가 웬만한 시인의 시를 뺨칠 정도로 감성적이다.

특히 바람, 머릿결, 길, 덜컹이는, 출렁이는, 흔들려도 등 한자어 대신 우리말을 많이 쓴 게 참 좋다. 그는 1996년 1월 6일, 32세에 하늘로 가는 바람에 몸을 맡겼다. 그는 그곳에서 기차에 기대어 누군가에게 편지를 쓰고 있을까.

▲지난 4월 27일 문재인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판문점 군사분계선에서 역사적인 첫 만남을 가졌다.

이날 하이라이트는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서로 손을 잡고 군사분계선 북측으로 가며 찍힌 사진이다. 마치 나이 많은 삼촌에게 길 안내라도 하듯이.

이때 김광석의 노래 가사 중 ‘꿈에 보았던 길 그 길에 서있네’를 기억한 사람이 많았을 것이다.

또 이날 만찬에서 제주소년 오연준군이 김광석의 ‘바람이 불어오는 곳’을 불렀다.

이 노래가 선택된 것은 지금까지 남북관계가 ‘출렁이는 파도에 흔들렸지만’ 이제는 화해와 평화의 바람이 불어오는 곳으로 가자는 의미 때문이었을까.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또한 한 달 뒤인 5월 26일 오후 3시부터 5시까지 판문점 북측지역 통일각에서 제2차 남북정상회담을 가졌다.

이날 김정은 위원장은 북미정상회담의 성공을 통해 전쟁과 대립의 역사를 청산하고 평화와 번영을 위해 협력하겠다는 의사를 피력했다.

9월 중에는 제3차 남북정상회담이 열릴 예정이다.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종전 선언, 핵 없는 한반도 실현, 남북 공동번영 위한 경제 협력 등 다양한 분야의 의제가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여름은 유난히 더웠다.

낮에는 기온이 33~35도에 달했고, 밤에도 최저기온이 25도를 넘는 열대야 현상이 사람들을 괴롭혔다. 지난 17일부터 기온이 다소 꺾였다. 23일은 모기의 입도 돌아간다는 처서다. 이마를 서늘하게 하는 바람이 불어 올 때다.

더위에 지친 몸을 치유하기 위해 바람이 불어오는 곳, 그곳으로 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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