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사회적 가치 실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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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희성, 현대법률연구소장·前수원대 법대학장/논설위원

최근 신문에서 한 대기업 회장이 ‘기업의 사회적 가치’를 실현해야 하는 것이 제일의 원칙이라고 말한 것을 보고, 참으로 신선한 주장으로 보았다. 우리는 지금 국민소득이 3만 달러에 육박하고 기업들의 상당수는 세계 시장의 경쟁에서 원활히 움직이고 있다.

그러나 우리 경제의 성장과 비례해 ‘공평한 분배’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비판도 있다. 새로 들어선 정부는 ①증세, ②각종 사회보장의 확대, ③대기업의 결점을 시정하는 것 등을 통해 정의로운 분배 내지 경제민주화를 기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 경제를 좌지우지하는 대기업들의 협조 없이는 고장난명(孤掌難鳴)이 될 수밖에 없었다.

이런 상황에서 한 대기업의 총수가 기업의 ‘사회적 봉사’ 내지 ‘사회적 가치’를 강조하고, 또 어떤 기업의 사장이 ‘기업의 도덕성’을 내세운 것은 드디어 우리가 ‘천민자본주의(賤民資本主義)’에서 벗어나 정의사회로 가는 징조로 보면 논리의 비약일까.

여러 논란이 있지만 OECD 기타 외국의 통계에 의하면 우리나라는 투기와 부정부패, 로비가 극성을 부리는 나라, 교통사고가 많은 나라, 경제성장에 비해 분배가 공정치 못한 나라 등 여러 부정적 사항이 많은 나라라고 한다. 필자도 우리나라는 긴 역사·문화유산을 가진 나라, 국민소득이 3만 달러에 육박하는 나라이면서 공중도덕심이 낮은 나라, 사회 연대의식이 뒤떨어진 나라, 무엇보다도 ‘사회보장제도’가 빈약한 나라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물론 일본식민지에서 해방된 후 열악한 자본, 낮은 기술 수준에 천연자원도 없는 데다 여러 정변을 겪었다. 그럼에도 온 국민의 창의와 근면으로 발전을 거듭해 왔고, 우리나라는 ‘경제성장’의 모범국으로 본받아야 하는 나라라는 평판도 얻었다.

우리나라가 선진국으로 진입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개혁에 더 박차를 가해야 하는 바, ①투기의 봉쇄, ②증세, ③뇌물 공화국의 오명을 벗어나는 것, ④정경유착의 고리를 끊는 것, ⑤사회보장제도를 확충하는 것 ⑥과다한 정치경쟁에서 벗어나는 길 ⑦대기업의 실질적 독과점을 시정하는 일 등이다.

특히 전 국민의 정치적 심정의 밑바탕에 깔려있는 ‘지역감정’을 불식시키고, 남북의 평화와 공동번영의 길로 나서는 것이다. 여기서는 지면 관계상 위에서 열거한 제반 문제, 모두에 대하여 언급할 수 없고, 기업의 ‘사회적 가치의 실현’과 관련해 몇 가지 당부의 말씀을 드리고자 한다. ①기업들은 비정규직을 과감히 정규직으로 전환할 것을 부탁드린다. ②벌어들인 이윤을 쌓아두지 말고, 투자해야 할 것이다. 그것은 고용을 증대하고, 소비를 증가시키는 결과를 가져와 국내 경기를 활성화시킬 것이다. 이는 최근 논의되고 있는 ‘소득주도성장’에 이바지하게 될 것이다. ③기업들은 사회를 위한 기부를 늘리고, 기부문화의 선도적 역할을 하여야 한다. ④기업들은 번 돈을 가지고, 노인과 장애인 그리고 병자 등의 기타 생활고에 시달리는 저소득층을 돕는 사회 사업을 벌여야 한다. 이것은 어느 한 기업의 노력만으로 될 수 없고, 100대 대기업 아니 그 이상의 기업이 참가하여야 기능한 일이다.

이러한 일이 실제 성취된다면 우리나라는 세계 일등의 ‘복지국가’가 될 것이다. 지금 대기업들의 수출로 국가 경제를 떠받치고 많은 액수의 세금으로 국가 재정에 이바지함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연대적 사상’을 확산시키면, 우리는 정신적으로나 물질적으로 일등 국가의 대열에 진입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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