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이 흐르는 강에서 희로애락을 노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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⑬제주현대미술관 잔디 마당(上)
바람난장, 제주국제관악제와 콜라보레이션 공연 펼쳐
더튠 플루트 앙상블·제네바 금관5중주 등 호흡 맞추다

제주 유채꽃

-성기조

노오란 물감을 큰 붓에 듬뿍 찍어

단번에 칠한 유채 꽃밭

그 뒤에 쪽빛 바다가 있고

바다위엔 통통배가 떠 신명풀이를 한다

갈매기는 돛대 위에서 있을 자리를 찾다가

뱃전에 부서지는 물거품과 한빛인데

바다 뒤에는 한라산이

곱게 연보라색으로 물들어 가고 있다

 

더튠 플루트 앙상블이 연주를 펼쳤다. 빠르고 경쾌한 관악의 향연이 현대미술관 야외 무대를 가득 메웠고, 시원스러운 울림이 더위까지 날려보내주고 있다.
더튠 플루트 앙상블이 연주를 펼쳤다. 빠르고 경쾌한 관악의 향연이 현대미술관 야외 무대를 가득 메웠고, 시원스러운 울림이 더위까지 날려보내주고 있다.

8월이면 제주국제관악제가 여러 동네에서 열린다. 그 울림에 폭염도 잠시 잊는다. 이번 바람난장은 제주현대미술관 잔디 마당에서, 제주국제관악제와 콜라보레이션 공연을 펼쳤다.

제주현대미술관 입구 조각공원의 ‘제주 유채꽃’ 시비가 방문객을 맞는다. 제주국제관악제에 참가한 더튠 플루트 앙상블, 제네바 금관5중주, 예술 감독 스티브 미드 교수, 제주국제관악제 이상철 집행위원장, 이경은 제주현대미술관장, 바람난장 김해곤 대표와 회원들, 지역 주민과 관광객 등 백여 명이 참석했다.

연극인 정민자의 진행에 고미연님이 통역한다. 김정희 시 낭송가는 성기조 시인의 시 ‘제주 유채꽃’을 낭송한다. ‘노오란 물감을 큰 붓에 듬뿍 찍어/단번에 칠한 유채 꽃밭/그 뒤에 쪽빛 바다가 있고/바다 위엔 통통배가 떠 신명풀이를 한다’ 시낭송과 매미소리의 하모니가 잔디 마당에 울려 퍼진다. 제주 봄날 들녘의 유채꽃밭이 여기에 펼쳐지는 듯하다.

 

김백기 퍼포머와 장은 무용수가 이미지 퍼포먼스 ‘강’을 펼친다. 현대미술관 초록대지와 어울리는 파란 물방울 의상을 입은 김백기 퍼포머가 화분을 들고 있고, 연둣빛깔로 온몸을 휘감은 장은은 금붕어 두 마리가 들어 있는 어항을 들고 걸어나와 그와 호흡한다.
김백기 퍼포머와 장은 무용수가 이미지 퍼포먼스 ‘강’을 펼친다. 현대미술관 초록대지와 어울리는 파란 물방울 의상을 입은 김백기 퍼포머가 화분을 들고 있고, 연둣빛깔로 온몸을 휘감은 장은은 금붕어 두 마리가 들어 있는 어항을 들고 걸어나와 그와 호흡한다.

퍼포머 김백기와 무용가 장은의 이미지 퍼포먼스 ‘강’이 이어진다. 아득한 태초의 음악이 흘러나온다. 퍼포머 김백기는 파란 물방울 의상에 화분을 들고, 연둣빛 의상 무용수 장은이 금붕어 두 마리가 사는 어항을 들고 천천히 걸어 나온다. 이혜정 낭송가의 ‘강’ 해설을 들으며 펼쳐지는 퍼포먼스에 모두 몰입하여서 한 호흡이다. “태초에 강이 있었다. 강은 조건 없이 사람들을 받아들이고 사람들은 강으로 모여들었다. (중략) 인간의 욕망은 스스로가 스스로를 죽여가고 있었다.…” 천지창조의 한 장면을 보는 듯하다.

희로애락이 출렁이는 인간 세상, 서로가 서로를 배려하고 안아주는 상생의 강이 변함없이 흐른다. 퍼포머 김백기가 인생을 온몸으로 연출하며 초록 의상으로 변신한다. 숲, 자연으로 회귀한다는 이미지이다. 여신이 강림한 듯한 무용수 장은의 몸짓도 사랑, 기도, 축복의 메시지를 담은 인간의 마음을 감동적으로 그려낸다. 시원한 바람이 불어와 이마의 땀을 식혀주고, 나무들도 리듬에 맞춰 춤을 춘다.

분위기는 무르익어간다. 8년 동안 제주국제관악제 예술 감독을 맡은 세계적인 유포니움 연주자이고, 영국 노던 로열대학 교수 스티브 미드가 유포니움을 연주한다. ‘Song of the birds, Facilita, Londonderry air’ 세 곡을 연주한다. 유포니움 악기에서 흘러나오는 상쾌한 음률은 정감이 넘친다.

서울에서 온 더튠 플루트 앙상블의 연주를 듣는다. 잔디 마당의 숲 그늘에서 듣는 플루트 앙상블의 음률은 가을 문턱에서 머뭇거리고 있는 가을을 부르고 있다. ‘Salut d'amour, Arabesques, Litte Red Monkey' 등을 연주한다. 빠르고 경쾌한 음률은 더위에 지친 심신에 내리는 소낙비처럼 시원하다. 흘러가던 구름도 잠시 멈추고 듣는다.

김해곤 대표는 “바람난장은 여러 장르 예술이 융복합예술의 다양성을 표출하고자 합니다. 제주현대미술관은 이런 것을 표현하는데 매우 적합한 장소입니다. 이번 행사는 제주국제관악제와 바람난장이 펼치는 콜라보레이션 프로젝트로 제주 문화의 우수성을 알리고, 이색적인 문화가 만나 교류하는 멋진 접점을 기대해봅니다.”라고 특별한 무대를 기획한 의도를 들려준다.

-하편에 계속됩니다.

 

제주국제관악제 예술 감독을 맡은 세계적인 유포니움 연주자 스티브 미드가 현대미술관에서 ‘Song of the birds, Facilita, Londonderry air’ 세 곡을 연주했다.
제주국제관악제 예술 감독을 맡은 세계적인 유포니움 연주자 스티브 미드가 현대미술관에서 ‘Song of the birds, Facilita, Londonderry air’ 세 곡을 연주했다.

글=현정희

그림=강부언

사진·영상=채명섭

사회=정민자

통역=고미연

낭송=김정희와 시놀이(이정아·이혜정·장순자)

퍼포먼스=김백기·장은

국악=전병규·현희순

음악1=스티브 미드

음악2=더튠 플루트 앙상블

음악3=제네바 금관5중주

음악감독=이상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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