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안 모래 유실, 이대로 놔둬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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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수욕장을 비롯한 대부분의 해안은 제주의 무한 자원이다. 청정 모래밭과 쪽빛 바다, 아름다운 경관 등을 자랑해 해마다 관광객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그런 점에서 도내 해안은 관광소득원이자 주민들의 삶의 터전이다. 그런데 그 삶의 토대가 위협받고 있다. 갈수록 모래 유실이 심해지는 탓이다. 심한 곳은 모래가 온데간데없이 백사장이 자갈밭으로 변해버렸다.

대표적인 곳이 엊그제 태풍 ‘솔릭’의 직격탄을 맞은 항만대 해변이다. 용머리해안과 화순항 사이에 있는 이곳은 지난 6월까지 40억원을 들여 모래 보강사업을 완료했다. 그 양이 1만8000t에 이른다. 하지만 태풍에 모래가 쓸려 지금은 백사장이 온통 바위투성이로 덮인 상태다. 결국 백사장 복원은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식으로 막대한 예산낭비만 불러왔다.

사실 제주 해안의 모래 유실은 비단 항만대 해변뿐만이 아니다. 2년 전 해양수산부의 연안침식 모니터링 결과에 따르면 서귀포시 신양·표선·하모 해변은 연안 침식 단계에서 2번째로 심각한 ‘우려’ 판정을 받은 바 있다. 제주시 월정·한림 해변, 서귀포시 황우지 해변도 같은 단계로 평가됐다. 실상 해안 모래 유실 현상이 제주 전역에서 나타나고 있음을 말해준다.

해안 침식과 모래 유실은 기후변화로 인한 해수면 상승이 직접적 요인이라는 게 중론이다. 거기에다 매립이나 방파제 등 인공구조물 설치에 따른 해류 변화도 빼놓을 수 없다. 상황이 이런 데도 마땅한 해법은 나오지 못하고 있다. 해마다 트럭으로 모래를 쏟아 붓거나 모래포집기를 설치하는 게 고작이다. 연례행사 수준이다.

작금의 상황을 방치하다간 도내 백사장 대부분이 사라질지 모른다. 때문에 해안 살리기가 당면 과제인 것은 분명하다. 단순 처방 같지만 무엇보다 해안 침식을 부채질하는 인공시설 확장을 막아 더 이상 모래가 유실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차제에 과학적인 원인 규명과 모니터링, 실질 대책을 강구해야 함은 물론이다. 앞선 모든 문제가 자연의 경고임을 인식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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