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신은 말이 없다?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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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성.명상가

이별의 준비조차 없는 사고나 가슴 응어리를 남긴 채 세상을 등진 이들의 간절함은 보이지 않는 기적을 만들어낸다.

지인분의 소개로 찾아온 분은 순탄하던 사업이 거래처 부도로 인해 사면초가에 빠져있는데 엎친 데 겹친다고 모범생 아들이 사소한 갈등으로 가출을 해 금슬 좋던 부부 사이에 말문을 닫은 채 냉전 중이란다. 나아질 거라는 긍정으로 시간에 의지하는데 여기까지야 그렇다 하지만 정작 궁금한 것은 이런 일이 있기 얼마 전부터 잠을 자면 돌아가신 선친께서 한참을 머무르시다가 도장을 건네주시는데 손을 벌려 받으려 하면 깨어나고 못났다는 꾸지람과 깊은 한숨을 쉬시는데 한두 번이 아니고 이제는 어머니까지 동행하신단다. 무슨 연유가 있나 궁금하지만, 종교가 달라 주저하다가 용기를 냈단다.

살아오신 과정을 들어보니 형제분이 피난길에 남하해 의지할 곳이 없다 보니 한눈 한번 팔지 않고 삶을 일구었고 다행히 살림에 부족함이 없어 돈독한 우애로 서로를 아끼며 주변 어려움에 인색함이 없이 발 벗고 나서니 어디서나 환영받았으며 동생 분은 일찍 가정을 꾸려 한동네에 분가했고 자신과 누이는 부모가 늦게 인연을 만났지만 늘 웃음이 피어났단다. 헌신적인 사랑에 힘입어 부지런함으로 좋은 대학을 나와 전공을 살려 일찍 성공했다는 소리를 들어왔는데 요즘 시련의 연속이란다. 여기까지 들었을 때 계절이 변하는 시기에 무난히 해결될 수 있을 거 같아 조금만 견디시면 가정의 평화가 올 거라는 위로를 해드렸는데 그런데도 일말의 의구심이 남아 꿈을 해석해보니 예사롭지 않아 아버님의 최후를 물어보니 더운 날씨에 술을 드시다가 지병인 심장질환으로 급사를 해 임종조차 못 보는 불효를 했단다. 그리고 언제나 유언처럼 남기신 말이 어떤 경우라도 지금 살고 있는 집을 팔면 안 된다고 신신당부를 하셨단다. 그곳을 가보고 싶다는 부탁에 흔쾌히 허락해 먼 길 걸음을 해 영혼을 불러보니 한편 구석에 방치된 우물을 가리키며 뭔가 재촉을 하는 통에 살펴보니 주변과 달리 빨간 벽돌 두 장이 깔려 있어 걷어보라 했더니 그곳에는 많은 양의 금이 숨겨져 있었다. 평생 모은 재산을 이렇게 보관해오셨다. 눈물이 먼저 오는 감동이고 애틋함의 표시였다.

얼마 지나지 않아 고맙다는 인사와 함께 전화위복이 되었다며 마지막 선물은 가보로 삼아 교훈으로 남기고 싶단다.

훈훈한 미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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