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여도’ 최초로 표기된 ‘청용만고’…역주본으로 재탄생
‘이여도’ 최초로 표기된 ‘청용만고’…역주본으로 재탄생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페이스북
  • 제주의뉴스
  • 제주여행
  • 네이버포스트
  • 카카오채널

현행복 원장, 이용호의 ‘청용만고’ 역주본 펴내
19세기 조선시대 제주인의 삶과 역사 담겨
문헌상 ‘이여도’라는 명칭이 표기된 19세기 고문헌
“사료적 가치 높아 해설 담은 역주본 발간”

이른바 너를 떠나보낸 섬’, 곧 이여도란 곳이 지금 어디인지는 상세히 할 수 없으나, 토박이 사람들이 그 소리를 거듭 전하게 되면서 그게 바로 풍속으로 자리 잡았던 것 같다. 대저 힘든 일을 벌이면서 공력을 쏟아 부을 때면 반드시 노래를 불러서 절조를 맞추곤 하는데, 방애질이란 일도 서로 번갈아가며 절구질 하며 곡식을 찧는 일이다.

이여도방애질소리는 질곡의 역사가 함축적으로 내포된 제주의 역사라고 할 수 있다. 몽골 오랑캐가 지배하던 시대, 목축할 땅을 바쳐야만 했던 제주인들은 바다로 나갈 수 밖에 없었다. 돌아오지 못하는 이들이 허다해 집을 나설 때면 제주인들은 이여도로 떠나보낸다는 전송의 노래를 부르곤 했던 것이다.

이여도라는 명칭을 문헌상에 최초로 표기했고, 제주인의 생활상을 기록한 이용호(1984~1905)의 시문집 청용만고를 현행복 제주특별자치도 문화예술진흥원장이 역주해 출간했다.

현행복 원장은 제주의 역사를 담아낸 이 청용만고를 재해석해 알기 쉽게 풀어냄으로써 향토사 자료로 남기기 위해 1년 간 작업을 해왔다.

이용호는 을묘사변으로 제주에 유배와 42개월간 제주에서 생활하며 체험한 것들을 일기체 형식으로 풀어 청용만고를 엮었다. 그는 제주에 머물며 귤회라는 시모임을 만들어 동료 유배객들과 교류하고 개인 서당을 운영하며 김석익 등 제주의 젊은 인재들을 문하생으로 길러내기도 했다.

청용만고는 제주 역사를 읊은 시문집으로 18873월부터 19015월까지 겪었던 일들과 상념 등이 담겨있다.

특히 책에서는 이여도너를 떠나보낸 섬이란 의미의 한자어 이여도(離汝島)’임을 밝혀내기도 했다. 또 책에 따르면 19세기 후반부터 제주인들이 연자방아(말이나 소의 힘을 빌린 방아)를 돌렸던 사실이 확인된다. 이전 제주인들은 맷돌작업을 통해 곡물을 빻았다.

현 원장은 “19세기 고문헌 속에 제주인의 일상을 엿볼 수 있는 등 이 자료의 사료적 가치가 높다많은 사람들과 함께 공유하며 공감할 수 있도록 역주본을 내게 됐다고 말했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