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은 되고 방탄은 안 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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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경업, 전략사업본부장 겸 논설위원

군대는 대한민국 남자라면 누구나 가야 하는 의무다. 한데 올림픽에서 메달을 따거나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획득하면 병역 면제를 받을 수 있다. 45년째 이어지고 있는 ‘병역특례 제도’ 때문이다. 이 제도는 국위선양에 기여한 운동선수에게 군 대신 체육요원으로 복무하게 하자는 취지에서 도입됐다.

예술분야도 병무청장이 정하는 국제 예술경연대회에서 2위 이상 입상하거나 국내 예술경연대회(국악 등 국제대회가 없는 분야만 해당)에서 우승하면 공익근무요원으로 근무할 수 있는 특례를 준다. 공익근무요원으로 편입돼 4주간의 기초군사훈련만 받으면 병역 의무를 면제받게 되는 것이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이 지난 2일 16일간 열전을 마무리하고 막을 내렸다. 우리나라는 금메달 49개를 수확해 종합 3위를 기록했다.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으로, 24년 만에 일본에 2위 자리를 내줬다. 그럼에도 금 사냥에 성공하며 병역 특례 혜택을 받는 선수들이 적잖다.

이번 아시안게임을 통해 병역 면제를 받게 되는 금메달리스트는 모두 42명이다. 그중 결승전에서 일본을 꺾고 금메달을 딴 남자 축구(20명)와 야구(9명)가 전체의 절반을 넘는다. 거기엔 축구 대표팀 주장 손흥민(26·토트넘)과 야구팀 내야 백업 오지환(28·LG 트윈스)도 포함돼 있다. 하지만 팬들의 반응은 극과 극이다.

손흥민은 한국 최고의 축구선수이자 전 세계 120만명의 인스타그램 팔로어를 보유하고 있는 세계적인 스타다. 그는 아시안게임 우승으로 최대 걸림돌이었던 군 문제를 해결하면서 부와 명예를 동시에 거머쥐게 됐다. 그래서 일까. 그의 군 면제 여부가 이번 아시안게임의 가장 큰 이슈였다.

▲방탄소년단이 최근 지난 5월에 이어 3개월 만에 세계적 권위인 ‘빌보드 200’ 차트 1위에 오르는 쾌거를 이뤘다. 천문학적인 경제 효과와 함께 전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가수로 꼽힌 것이다. K팝 역사를 새로 쓰는 일대 사건이 아닐 수 없다.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한참 뛰어넘는 놀라운 성취다.

현재 방탄소년단 공식 계정 팔로어 수는 1200만명을 넘는다. 허나 방탄소년단에겐 군 면제 혜택이 없다. 병역특례 대상에서 대중문화 분야가 빠져 있는 탓이다. 공교롭게도 방탄소년단의 맏형인 진(김석진)은 손흥민과 동갑인 1992년생이다. 이래저래 논란거리다. 이제는 병역 특례 제도를 수술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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