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성평등의 실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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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익순, 수필가

다변화된 현대사회는 여성의 사회참여와 역할증진으로 여권(女權)이 급속히 신장되고 있다. 전통적 남성우월 가치관인 가부장제도와 남존여비사상이 쇠퇴하고 양성평등 사회로 도약하고 있음이다. 양성평등이란 남녀의 고착된 성역할이나 고정관념에 구속되지 않고, 남녀의 다른 행동과 역할 욕구 등의 동등한 가치를 인정하는 것이다.

양성평등은 ‘같은 것은 같게, 다른 것은 다르게’라는 배분적 정의론(配分的 正義論)에 입각하여 합리적 차별을 인정하는 상대적 평등이다. 남자는 바지, 여자는 치마를 입는 것이 사회적 규범으로 인식되지만, 여자가 바지를 입어도 규범의 일탈이나 평등에 위배되지 않는다. 여학교에 남학생 입학을 금해도 평등에 위배 되지 않은 합리적 차별의 이치이다.

첨단과학의 발전으로 직업이 분화된 정보사회에서는 삶의 양상이 복잡해진다. 여성이 가사에만 전념하던 시대는 지났다. 사회 각 분야에 여성의 적극 참여로 양성의 역할이 동등해졌다. 맞벌이 부부가 보편적 현상으로 뿌리내리며, 여성의 영역으로 여기던 가사를 남성이 분담해야 하는 시대가 왔다. 가부장적인 남성우월사고가 전환되어야 만되는 시대에 살고 있음이다.

양성평등의 관념은 가정과 직장 국가사회에 적용되지만, 실천은 가정에서부터 시작된다. 가정에서는 서로의 권리보장이나 행동과 역할, 욕구의 가치를 인정하고 부족한 부분을 상호 보완해준다.

나도 직장에 다닐 때는 가사를 돌볼 여유나 관심도 없었다. 집안일은 으레 여성의 몫이라는 편견적 사고였고, 가사를 돕는 것은 남자의 권위가 실추되는 것 마냥 착각하며 살았다. 직장에서 정년퇴직하고 시대와 상황도 바뀌었다. 가사를 전담하던 아내는 지역의 직능단체장을 맡고 봉사활동에도 나서게 되었다. 시간에 쫓기는 아내만 가사를 전담하는 것이 안쓰러워 가사를 돕게 되었다. 청소·설거지·빨래정리· 화분관리·쓰레기 배출 등을 분담하고 있다. 바쁜 일상에서 서로 시간을 배분하며 협력하는 것이 양성평등 실천이고 삶의 조화라는 생각이 든다.

양성평등 문제는 기회의 평등만으로는 그 달성이 어렵다. 남성과 여성은 다른 신체적 조건과 사회적 지위를 부여받은 원초적 상이함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양성에 부여된 동등한 기회가 실질적으로 작용하려면 양성의 기회와 조건은 물론 결과적 평등이 전제되어야 한다. 신체적 차이를 합리적으로 인정하는 것이다. 기회와 조건 적용이 평등하면 그 결과도 평등하다.

가끔씩 직장이나 사회에서 남성우월사고의 편견에서 초래되는 여성비하 문제가 종종 발생하곤 한다. 요즘 사회문제가 된 양성평등문제는 좀 특이하다. 얼마 전 홍대 남성 누드사진 게시자인 여성을 경찰이 구속하면서 수많은 여성들이 성차별이라며 반발했다. 여성 피의자는 빨리 검거하고 다른 사이트의 범죄는 방관했다는 것이다.

이어서 여성우월주의를 주장하는 남성혐오 사이트 워마드(womad)문제다. 경찰이 음란물유포 방조혐의로 운영자를 체포하려 하자 편파수사라고 주장하며, 여성단체를 비롯한 수많은 여성들이 집단반발하고 있다.

불평등 수사라는 여성들의 주장을 어떻게 받아드려야 할까. 경찰이 여성을 편파적으로 수사할 이유와 그 결과로 얻을 실익은 무엇일까. 여성들이 반발하며 주장하는 불평등 기회와 조건이 무엇인지 혼란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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