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하우스 이펙트(effec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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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영, 편집국장

지난해 알아두면 쓸데없는 신비한 잡학사전이라는 TV프로그램을 보다 흥미로운 주장을 들었다.

한국인이 전 세계에서 손꼽힐 정도로 커피를 많이 마신다는 주제 대해 카이스트 정재승 교수가 ‘커피하우스 이펙트(effect·효과)’를 소개했다. 정 교수는 커피하우스 이펙트에 대한 다양한 이론 중 하나는 카페가 사적 공간과 공적 공간의 경계에 있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공간을 마음대로 컨트롤할 수 있을 때 몰입을 가장 잘할 수 있는데 카페에서는 혼자 있고 싶으면 이어폰을 끼고 음악을 들으면서 컴퓨터 작업을 하고, 사람들이 보고 싶으면 고개를 들고 다른 사람들을 구경하는가 하면 말을 하고 싶으면 카운터에 가서 얘기를 할 수 있어 훨씬 몰입하기 쉽다는 것이다. 이같은 정 교수의 얘기에 정말 그럴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프로그램에서 소설가 김영하는 우리나라 커피 소비량이 많은 것은 카페가 많기 때문이라고 전제했다.

그는 카페가 많아진 이유가 옛날에는 집집마다 툇마루가 있어 이웃들과 이야기를 했는데 아파트 등이 늘어나면서 다른 사람과 공유할 수 있는 공간이 사라졌고, 그 역할을 카페가 대체하게 된 것이라는 의미 있는 주장을 펼쳤다.

▲최근 커피전문점 신규 및 폐업 현황이라는 통계가 발표됐다.

제주시지역에서만 2015년 104곳, 2016년 159곳, 2017년 175곳이 새롭게 생겨났던 커피전문점이 올해 들어서는 42곳이 늘어난 데 그쳤다. 특히 올해의 경우 문을 닫은 커피전문점은 갑절에 달하는 80곳이나 됐다.

커피전문점이 상대적으로 창업이 쉬워 급속히 늘어나면서 과당경쟁으로 이어져 폐업이 속출하고 있는 것이다.

타 업종에 비해 전문적인 기술이나 자격을 필요로 하지 않기 때문에 퇴직자나 취업이 어려운 청년층의 창업이 이어지고 있고, 특히 프랜차이즈를 통해 손쉽게 창업이 이뤄지면서 커피전문점 간 경쟁이 불가피해진 것이다.

여기에 경기 둔화와 고용 부진에 따른 소비 위축도 폐업 속출의 한 원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타인과 공유할 수 있는 공간, 작업실이자 사랑방 역할을 하는 커피전문점이 줄어들고 있다는 아쉬움보다는 청년들은 취업이 어려워서, 조기 퇴직한 중장년층은 재취업의 기회가 없어서 커피전문점을 창업했다가 과당경쟁에 내몰려 폐업할 수밖에 없는 냉혹한 현실이 더 안타깝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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