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는 지금 ‘주황색 바람’이 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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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승희, 제주유나이티드 대표이사

척박한 불모지였다. 모두가 안 된다고 했지만 끊임없이 땅을 갈고 희망의 씨앗을 심었다. 모든 게 ‘물음표’였던 그곳에서. 정성으로 아끼고 진심을 더하니 서서히 변화의 싹이 트고 있다. ‘두 갈래 길 가운데 사람들이 가지 않은 길을 선택했다’는 구절로 유명한 로버트 프로스트의 시 ‘가지 않은 길’을 인용하며 2006년 제주도를 새 둥지로 선택한 제주유나이티드(이하 제주Utd)의 이야기다.

지역·환경적 특성상 제주에서 프로스포츠라는 뿌리를 내리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제주Utd가 위치한 서귀포시는 인구가 18만명에 불과하다. 제주 인구의 대다수가 있는 제주시 중심가와도 거리가 멀다. 서비스 및 농업이 주를 이루는 지역경제 형태를 봐도 주말에 경기를 즐기기 쉽지 않다.

아무도 제주에 축구 붐이 불 것이라 생각지 않았다. 하지만 이제는 달라지고 있다. 다양한 시도와 변화를 통해 불편한 손님이었던 제주Utd가 제주도민의 ‘괸당’으로 자리매김하기 시작했다.

제주Utd는 2010년 리그 준우승을 했음에도 관중 동원에 부진하자 이듬해부터 마케팅에 사활을 걸었다.

도민의 관심을 끄는 데 성공한 제주Utd는 2012년 가장 높은 관중 증가를 기록해 프로축구연맹이 시상하는 ‘플러스 스타디움상’을 받았다. 2013년엔 ‘팬 프렌들리 클럽상’, 2014년에는 대통령 표창과 제10회 스포츠산업대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뤘다.

2017시즌을 앞두고서는 팬들의 흥미와 관심을 더 끌어 모을 수 있는 패러다임을 제시했다. 입도 12주년을 맞아 연간회원 1만2000명을 목표로 무료 티켓을 없애고, 양질의 마케팅 ‘Real Orange 12’를 추진했다.

리얼 오렌지 애플리케이션·리얼 오렌지 걸스·리얼 디제이 파티 등 다양한 플랫폼으로 팬들의 오감을 만족시키는 데 주력했다.

그 결과 지난해 10월 8일 전북전에서 시즌 최다인 8526명의 관중을 불러 모았다. 연간 회원 3795명을 제외하면 무려 4731명의 새로운 잠재적 팬들을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이에 힘입어 제주Utd는 투자→성적→흥행→투자로 연결되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할 수 있는 동력을 얻었다.

아울러 제주Utd는 구성원과 축구라는 매개체를 통해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펼치고 있다.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와 함께 창단한 JDC 유나이티드가 대표적이다. 이는 도내 취약계층 유소년을 대상으로 한 축구아카데미 프로그램이다. 지난해 제주행복나눔지역아동센터와 새순지역아동센터를 시작으로 올해는 함덕삼육지역아동센터와 한림아동센터가 JDC 유나이티드 일원으로 합류했다.

무엇보다 제주Utd의 가장 큰 목표는 도민의 사랑을 받는 구단이 되는 것이다. 올해 제주 출신 첫 대표이사라는 직책이 더해져 어깨가 무겁지만 지금 이 순간에도 도민과 진정한 교감을 나누기를 기대한다. 제주 출신 소설가 현기영은 자신이 태어난 섬을 이렇게 불렀다. ‘바람(wind) 타는 섬’. 제주Utd는 그렇게 ‘바람(Wish)’을 타려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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