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지역 청소년들의 도박 중독이 위험수위를 넘어선 수준이라고 한다. 스마트폰 보급으로 시간과 장소에 구애 없이 온라인 도박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는 것이다. 심지어 청소년 도박이 교실까지 파고들어 중독 현상에 놓인 학생이 10명 중 1명꼴로 나타나 걱정이 앞선다. 도박 내용도 스포츠토토는 기본이고 사다리게임, 카지노류 등 성인도박을 뺨치는 모양이다.
도내 청소년들의 도박 중독 상황은 수치로 쉽게 확인된다. 중학생은 5.4%, 고등학생 11.9%가 도박 문제·위험군으로 파악됐다. 위험군은 도박에 과하게 의존하는 상태, 문제군은 도박으로 심각한 폐해가 나타나는 상태를 일컫는다.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 제주센터가 올 들어 9개 학교·999명을 상대로 선별검사를 한 결과다.
제주센터는 이 비율을 도내 8만1000명의 청소년에게 적용하면 도박 문제로 폐해를 겪는 학생이 4600명(위험군 3000명, 문제군 1600명)에 이를 것으로 분석한다. 말문이 막힐 일이다. 앞서 2015년 청소년 도박 실태조사에서도 제주는 10.8%(위험군 7.1%, 문제군 3.7%)의 학생이 도박 문제에 처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전국 평균 5.1%의 2배를 넘은 수준이다.
문제는 성인인증 절차가 없는 온라인 도박은 접근이 쉬워 청소년 사이에 급속도로 확산된다는 점이다. 도박 자금을 위해 부모님 지갑에 손을 대거나 친구 돈을 뺏는 등 2차 범죄로 이어지는 경우도 많다. 심지어 일부 청소년은 스포츠 베팅과 홀짝게임 도박으로 1000여 만원을 잃는 사례도 나와 충격을 준다. 청소년 도박이 사회문제로 비화될 수도 있는 것이다.
도박은 손을 잘라도 벗어나지 못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중독성이 강하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올해 게임중독을 질병으로 분류한 게 우연이 아닌 거다. 도박 사이트는 해외에 서버를 두고 있어 단속도 쉽지 않다. 이를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방안이 강구돼야 한다. 무엇보다 청소년들이 도박과 거리를 둘 수 있도록 교육당국의 프로그램과 가정에서의 관심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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