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웠던 그 시절, 천진난만 추억을 떠올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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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근현대 미술 걸작전⑧

▲박상옥-한국인 고유 정서 담아

서민들의 일상이나 한국의 전통적인 풍경을 소재로 삼았다.

한국인 고유의 심성과 정서를 화폭에 담아내기 위해 몇 가지 독특한 표현기법을 사용한다.

우선 소박하고 친근한 분위기를 연출하기 위해 가운데를 비워두는 원형구도를 택한다.

원형구도는 등장인물들의 시선을 가운데로 몰리게 하는데, 시선이 집중되는 원형구도의 안과 밖을 단조로우면서도 대비가 되는 색채로 채워 화면을 차분하고 조용하게 만든다.

또 작품에 등장하는 소재들의 윤곽선과 세부묘사를 최소화하고 거친 붓터치로 형태만 투박하게 표현해 대상을 정감 있게 만든다.

여기에 진흙을 발라놓은 것과 같은 황토색 계열의 색채를 사용함으로써 화면을 구성하는 모든 요소들이 토속적인 느낌을 자아내게 한다.

전시작은 작가의 유년시절의 기억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작품이다.

고즈넉한 토담 곁에서 아이들이 토끼와 함께 노는 풍경은 가난하지만 정겨웠던 어린 시절의 추억을 떠올리게 한다.

 

▲임직순-꽃과 여인 ‘이면 세계’ 표현

꽃과 소녀를 주로 그렸던 서양화가다.

인상주의적인 화풍의 밝고 정감 있는 색채를 구사해 생활주변을 담담하게 표현하는 화가로 완벽한 짜임새와 명암의 대비 등을 작품의 특징으로 삼는다.

여인은 임직순이 초기부터 즐겨 그리던 소재다.

19576회 대한민국미술전람회대통령상을 받은 좌상도 빨간 블라우스를 입고 앉아 있는 소녀를 그린 그림이다.

임직순의 여인들은 소녀나 젊은 여인들이며 대부분 꽃과 함께 그려진다.

이 여인과 꽃 사이에는 상통하는 아름다움이 있다.

작가의 작품에는 화려함을 넘어 그 이면의 세계를 표현하고자 했다.

전시작 포즈속 여인도 깊은 상념에 빠져 있는 듯 보인다.

우선 작품은 화면 전체를 대각선으로 가로지르는 구도와 푸른 색 치마에서 보이는 강렬한 빛의 효과로 인해 야외에서 햇빛을 받으며 앉아있는 여인에게 집중하게 된다.

이어서 화려하고 밝게 빛나는 꽃들이 시선을 끌고, 이 시선은 다시 여인에게 이어지며 표정에 집중하게 된다.

 

▲정규-색의 절제·간결한 형태

서양화를 전공한 정규(鄭圭)는 도예가, 판화가, 미술비평가로서 1950~60년대 미술운동에서 선구적 역할을 수행했다.

그의 작품은 전통에 바탕을 둔 단순하고 간결한 형태와 추상성, 색의 절제를 특징으로 하고 있다.

전시작 여인은 두건을 두른 여인의 옆모습을 다룬 인물화다.

거무잡잡한 피부색과 다소 경직된 듯 단단한 표정으로 자신의 정면을 응시하는 모습에서 여인의 단호한 의지와 힘이 엿보이는 듯 하다.

이런 인물의 특징을 부각하기 위해 작가는 인물의 섬세한 얼굴 표정을 보다 상세히 강조하고, 그 외 배경과 두건, 목 아래 신체에 대한 표현은 과감히 생략했다.

나이프로 여러 가지 색을 뒤섞어 거친 색면이 드러나도록 연출해 표현했다.

극닥적인 생략과 과감한 표현법이라는 자신의 회화 의지를 반영한 작품으로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내 인물의 외면과 내면을 함께 읽어 낼 수 있다.

 

▲박고석-거친 윤곽 등 야수파적 터치

사람과 산을 좋아했던 박고석. 이번 전시작은 여인으로 인물묘사의 생략과 왜곡, 거칠고 뚜렷한 윤곽선과 강한 터치, 어두운 중간 색조 등은 표현주의적 기법에서 유래된 것이다.

거친 필치, 두터운 질감, 검고 투박한 윤곽선, 두꺼운 물감처리 등은 야수파, 표현주의의 영향으로 보인다.

이 그림을 그리던 당시는 공장 풍경이나 도시 풍광을 주로 그리던 초기의 작풍에 이어 새로운 추상을 시도하던 시기이다.

수직성이 강한 일련의 사실적 풍경화에서 추상으로 전환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강한 선에 의한 수직적 구성 작업이 시도되고 있던 때였다.

 

▲박영선-도시적 여성 서정적 묘사

한국 근현대미술사에서 중요한 위치를 점하고 있는 작가로 도시적인 느낌의 여성 이미지를 화폭에 주로 담았다.

인물이나 풍경을 서정적 필치로 그려냈고 청회색의 배경과 분홍색 혹은 갈색의 피부색을 부드럽게 조화시키며 독특한 한국적 미인상을 만들어냈다.

전시작 여인은 작가의 프랑스 유학 전 사실주의적 화풍으로 그리던 시기에 제작한 인물화이다.

급변하게 변화하는 사회 분위기를 표현하기 위해 기존의 한국화에서 보여주던 단아한 모습의 여성이 아닌 도회적이고 이지적인 모습의 신여성을 등장시켰다.

특히 오똑한 코와 균형 잡힌 이목구비에서 보이는 서구적인 용모를 통해 일제강점기에 유입된 서구 사대주의적 근대화 의식의 한 단면을 볼 수 있다.

 

▲남관-한국전쟁 참혹성 고발

전시작은 분노’. 한국전쟁으로 파괴된 조국의 참담한 현실과 전쟁의 참혹성을 작품세계에 꾸준히 반영했다.

전쟁에 대한 고발뿐만 아니라 인간에 대한 불신, 모순과 갈등, 충격과 분노, 고통과 비애, 정신적 시련 등과 같이 인간 내면의 근본적인 문제로 나아가는 것이기도 하다.

분노는 검은 색을 주색으로 한 기호의 형태들이 어둡고 음산한 이미지로 형성하고 있는데, 이는 1966년 망통 국제회화 비엔날레에서 대상을 수상한 태양에 비친 허물어진 고적을 비롯해 검은 구성’, ‘등 작품 군에서 드러나는 잔해, 죽음, 죽은자를 상징하거나 형상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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