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보약을 먹으면
마음의 보약을 먹으면
  • 제주신보
  • 승인 2018.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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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영호, 21C제주유교문화발전연구원장/수필가

옛 사람들은 특이한 심신(心神)건강 관리를 했다. 조선시대 퇴계 이황이 중국 명나라에서 전수 받은 활인심(活人心)이란 고서에서 비롯한다. 퇴계는 이 책을 번역하고 자신이 고안한 내용을 덧붙여서 건강과 장수 비결이 담긴 『활인심방(活人心方)』이란 저서로 재탄생시켜 세상에 내놓았다.

중국 상고시대 성인 황제들로부터 시작했으며 조선에 도입 후에도 상류층이나 일부 지식 계층에서 활용했던 것으로 전한다. 활인심이란 모든 사물은 심(心)으로부터 작동하지 않는 것이 없다. 따라서 마음자리가 고요하면 정서(情緖)가 가라앉지만 마음이 움직이면 신(神)이 피로해진다는 원리가 담겨 있다.

참(眞)을 지키면 기(氣)를 통솔할 능력(志)이 속으로 충만하지만 바깥사물을 따르면 마음의 초점(意)이 제자리를 벗어난다. 그러하면 기가 흩어져서 병이 나거나 죽음에까지 이른다는 마음(心) 관리 기법이라 할 수 있다.

그래서 활인심이란 마음으로 먹는 보약을 말한다. 이 약을 먹으면 원기를 보존하여 질병(우울증 등)을 일으키는 기운을 사전에 예방함으로써 무병장수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마음의 보약 30첩. 1∼30까지를 이른다.

1. 사무사(思無邪): 사악한 일을 생각지 말라. 2. 행호사(行好事: 일상으로 좋은 일만 행하라. 3. 막기심(莫欺心): 스스로 마음을 속이지 말라. 4. 행방편(行方便): 매사를 편안하게 행하라. 5. 수본분(守本分): 자기분수를 지켜라. 6. 막질투(莫嫉妬): 성을 내거나 시기하지 말라. 7. 제교사(狡詐): 간사하고 교활한 마음을 버려라. 8. 순천도(順天道): 하늘의 뜻을 따르라. 9. 무성실(務誠實): 모든 일에 성실하라. 10. 지명한(知命限): 자기 수명의 한도를 알라. 11. 청심(淸心): 마음을 깨끗하게 가져라. 12. 과욕(寡慾): 욕심을 줄여라. 13. 인내(忍耐): 모든 고통을 잘 참고 견뎌라. 14. 유순(柔順): 성질을 부드럽고 공손하게 지녀라. 15. 겸화(謙和): 겸손하고 상양하라. 16. 지족(知足):만족할 줄 알라. 17. 염근(廉謹): 청렴하고 몸가짐에 조심하라. 18. 존인(存仁): 어질게 행하라. 19. 절검(節儉): 검소하고 절제하라. 20. 처중(處中): 지나치거나 부족하지 않게 처신 하라. 21. 계살(戒殺): 남을 해치거나 죽이는 일을 삼가라. 22. 계노(戒怒): 함부로 성내지 말라. 23. 계폭(戒暴): 포악한 언동을 삼가고 진정하라. 24. 계탐(戒貪): 천박한 탐욕을 버려라. 25. 신독(愼篤): 매사에 신중하고 독실하게 행동하라. 26. 지기(知機): 기미를 잘 알아서 좋은 방향으로 써라. 27. 보애(保愛): 연약한 자를 사랑하고 보호하라. 28. 염퇴(厭退): 옳지 못한 것을 물리칠 줄 알라. 29. 수정(守靜): 고요함을 지켜라. 30. 음줄(陰줄): 뒤에서 남을 비방하거나 해치지 말라.

옛날 의원(의사)이 치료해도 고칠 수 없을 때 효험을 보았다고 한다. 그 외에 퇴계가 고안한 신체건강기법으로 굴신과 호흡 조절법, 체내 기혈의 순환촉진 등 오늘의 건강 체조와 흡사한 게 많으나 지면 관계상 줄인다.

이기주의와 물신사상이 난무하는 시대. 자살률은 세계최고, 출산율은 최하위다. 존속 살인마저 세계 수준이라는 오명을 쓰고 있다. 마음의 보약을 먹으면 인의예지(仁義禮智)가 살아나고 전통문화는 회생케 될 것이다.